정부, 용산 1만 가구·태릉 6.8천 가구 고수에 "8·4 대책 실패 반복할 것"
국토부 자체 개발 강행 무리 시사...토지이용계획 변경 가능성

서울시는 29일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1·29 대책)에 대해 "서울시가 제시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배제된 대책"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 CC 등 핵심 부지의 물량 산정을 두고 정부와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며 실효성 있는 후속 정책을 촉구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주택 공급은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대립할 사안이 아니라 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동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지난 10월부터 일관되게 국토부와의 협의에 임해 왔다"며 "다만 오늘 발표된 대책은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시가 제시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배제된 대책이라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그간 서울 주택공급의 90% 이상은 민간의 동력으로 지탱되어 왔다"며 "특히 시민이 선호하는 아파트는 정비사업이 주요 공급원이며 지난해에만 전체 아파트 공급 물량 중 64%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0년대 정비구역 해제 등의 여파로 파이프라인이 끊겨 향후 4년간 공급량이 급감하는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정부가 여전히 한계가 많은 대책을 내놓았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이에 김 부시장은 "이번 정부 발표는 이러한 현장의 장애물은 외면한 채 '공공 주도 방식'에만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발표된 부지들이 대부분 2029년에나 착공할 수 있어 당장의 공급 위기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다. 김 부시장은 "현장의 여건과 주민 의사가 배제된 일방적인 대책은 과거 문재인 정부 8·4 대책의 실패를 반복하는 공염불이 될 것이 자명하다"며 "서울시 추진 4개소를 제외하고는 빨라야 2029년에나 착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공급을 위해 가장 빠르고 중요한 것은 10·15 대책의 피해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대출 규제 등을 완화하기만 하면 진행 중인 정비사업들에서 정부 대책보다 더 빠르게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3만 2000가구 공급 계획의 핵심인 용산국제업무지구(1만 가구)와 태릉 CC(6800가구)는 서울시와 국토부 간의 최대 격전지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경우 정부는 용적률을 상향해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서울시는 국제업무지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주거 비율을 30~40% 이내로 관리하는 8000가구 안을 고수하고 있다. 김 부시장은 "교육청 입장은 6000가구 이상이 되면 학교 신설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며 "학교 신설 문제 등 기반 시설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국토부 발표가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 입장대로 추진될 경우 "공원 녹지 비율을 유지하면서 1만 가구로 늘린다면 1인당 공원 면적은 40% 가까이 줄어들고, 20평형대 주거가 급격히 늘어난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6000가구 정도가 적정하지만, 최대한 협조한다고 해도 학교 문제가 해결된다는 전제하에 8000가구를 넘기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과거 8·4 대책의 연장선인 태릉 CC 부지에 대해서는 "그린벨트 해제 면적 대비 주택공급 효과가 미비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녹지는 보존하되 인근 상계·중계 등 노후 도심 재개발을 통해 2만 7000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민간 정비사업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시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정부의 주택 공급 사업이 사실상 진척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태릉 CC는 환경 전략 영향 평가, 주민 민원, 교통 검토 등의 이슈가 산적해 있다"며 "서울시가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국토부가 자체적으로 개발을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역시 사업 시행 인가까지 마친 상태에서 물량을 1만 가구로 확대하는 것은 행정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학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정부 안처럼 1만 가구까지 늘리려면 토지 이용 계획 자체를 변경해야 할 수 있고, 이 경우 전체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해 2년 이상의 시간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