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 지키되 정책 기여 책임은 더 강화"
이 이사장은 29일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2045년 광복 100주년을 기준으로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고, 달성 가능한 목표가 무엇인지, 그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기획을 담당하는 조직답게 개별 과제를 넘어 국가 전략 전체의 교통정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NRC는 26개 국책연구기관을 하나의 융복합 체계로 묶어 인구 구조 변화, 기후위기, 산업 전환, 기술 혁신 등 복합 과제에 대응하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단일 부처가 감당할 수 없는 문제는 원팀 방식 외에는 해법이 없다”며 “연구회가 설계와 조정의 플랫폼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다.
연구 독립성과 자율성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도 제도적으로 충분히 보장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본연구의 경우 기관의 큰 방향을 공유하되, 개별 연구자가 주제를 제안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거절되지 않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연구자들이 자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체계는 유지되고 있다”며 “다만 연구 결과가 정부와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책적 민감성은 함께 요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PBS(Project Based System) 제도 폐지 이후 연구 환경 변화와 관련해서는 국책연구기관의 성격을 다시 정의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이사장은 “정부가 인건비와 경상비를 100% 지원하는 체계로 전환된 만큼, 예산 확보를 위한 과도한 외부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 과제에 보다 충실해질 필요가 있다”며 “국책연구기관은 대학과 다르며, 독립성과 자율성, 정책적 봉사 사이의 균형을 새롭게 정립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도 공유했다. 그는 주가 전망과 관련해 “시장은 자기예언적 성격이 강해 심리가 중요하다”면서도 “잠재성장률이 2025년 기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가만 빠르게 오르는 것은 구조적으로 짚어봐야 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IT,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한 도소매, 숙박, 건설 등 민생 부문의 침체를 지적하며 “AI와 첨단산업 투자뿐 아니라 민생 경제 회복에도 정책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 역시 이 흐름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정 기조와 관련해서는 “현재 국면에서는 확장재정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밝혔다. 불평등 완화와 AI 투자 등 재정 수요가 큰 상황에서 재정의 마중물 역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재정 여력에 대한 점검과 원칙 역시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본사회 개념에 대해서는 기본소득과의 단순한 동일시를 경계했다. 그는 “기본사회는 헌법 10조에 기반한 기본권 보장 개념”이라며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삶과 행복추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받는 사회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농촌기본사회 시범사업은 그 출발점으로, 인구소멸 지역에서 정책 효과를 실험과 대조 방식으로 정밀하게 검증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정책 추진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비포와 애프터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라며 “이 실험 설계와 검증을 수행하기에 NRC가 가장 적합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보고서를 짧게 쓰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5년 단위의 긴 호흡과 동시에 정책 현장의 민감성을 함께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는 ‘레드팀’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연구회는 단순히 연구기관을 관리하는 조직이 아니라, 국가의 긴 시간표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라며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면서도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연구로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