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전구질환’ 관리 다발골수종 생존율 향상 입증

기사 듣기
00:00 / 00:00

전구질환 지속 관리 환자군, 다발골수종 발병 후 사망 위험 약 47% 감소

▲(왼쪽부터)박성수·민창기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 한승훈·최수인 가톨릭대학교 약리학교실 교수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암이 생기기 전 단계인 ‘전구질환’을 미리 발견하고 추적한 다발골수종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생존기간이 더 길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됐다.

박성수·민창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와 한승훈·최수인 가톨릭대학교 약리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22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 국민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전구질환 지속 관리 환자군은 다발골수종 발병 후 사망 위험이 47% 감소함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영국 옥스퍼드(Oxford) 대학병원 혈액내과의 카르티크 라마사미(Karthik Ramasamy) 교수와 협력연구로 검증해 신뢰성을 높였으며, 국제학술지 ‘혈액암 저널(Blood Cancer Journal, IF 11.6)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전구질환인 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MGUS) 환자 5500명과 무증상 및 증상성 다발골수종 환자 1만7809명 중 △MGUS에서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한 환자 199명 △무증상 다발골수종에서 증상성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한 환자 447명 △전구질환 진단 없이 곧바로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환자 1만5067명을 선별해 비교 분석했다.

MGUS와 무증상 다발골수종은 모두 혈액이나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단백질과 형질세포가 관찰되지만, 아직 뼈 통증, 신부전, 빈혈 등의 뚜렷한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이 시기에는 통상적인 항암제 투여 대신 정기적인 검사와 경과 관찰을 통해 암 진행 여부를 살피게 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질환 단계부터 병을 인지하고 선제적 대응을 시작한 환자군이 훨씬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MGUS을 거쳐 다발골수종으로 진행된 환자군의 약 7.9년, 무증상 다발골수종을 거친 환자군은 약 5.5년으로 나타났다. 반면 바로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환자군은 약 4.4년으로 더 짧았다.

단순히 더 일찍 진단해서 오래 생존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보정한 후에도 MGUS에서 진행한 환자의 사망 위험은 바로 진단된 환자보다 약 47% 낮았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전 국민 대상 선별검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자의 연령, 동반 질환, 이전 검진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위험군 중심의 선별 및 선제적 추적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한 해법이란 설명이다.

민창기 교수는 “어차피 치료는 증상이 생긴 뒤 시작하는데 전구질환 상태를 미리 아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오랜 논쟁이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 환자 데이터를 근거로 답을 제시했다”라며 “전구 상태부터 체계적으로 추적 관찰을 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실제로 더 오래 산다는 점을 전국 단위 자료로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성수 교수는 “전구질환부터 체계적인 추적 관찰을 받은 환자들은 신체 상태가 안정적일 때부터 정기 검사와 위험도 평가, 합병증 예방 교육을 받을 수 있어 결국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했을 때도 더 안전하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라며 “선제적 대응과 맞춤형 추적 전략을 통해 환자들의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 모델을 발전시키겠다”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의 다발골수종 환자 중앙 생존기간은 80.5개월로 전국 평균 대비 약 1.5배 높다. 2018년 국내 의료기관 가운데 최초로 혈액병원을 설립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