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할 방법이 없다” 개고기 시장, 공급 고갈 따른 ‘자연 소멸’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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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78% 폐업·사육두수 84% 급감…공급망 사실상 해체
중국산 둔갑·밀수 우려에는 “리스크 대비 실익 적어”
물량 끊기면 폐업·업종 전환…성수기 이후 급속 소멸 전망

▲서울 시내 한 보신탕 음식점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2027년 2월 개 식용 전면 금지를 앞두고 개고기 시장이 불법 유통이나 원산지 둔갑으로 연명하기보다는 공급 기반 붕괴에 따라 ‘자연 소멸’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농장 폐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물량 자체가 급감한 상황에서 이를 불법 유통으로 대체하기에는 경제적·구조적 제약이 크다는 것이 정부와 현장의 공통된 판단이다.

2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개 사육 농장과 유통 업계, 소상공인 상황을 분석한 결과 개 식용 산업이 불법 유통에 기대 연명하기보다는 공급 기반 붕괴로 시장 자체가 접히는 ‘자연 소멸’ 흐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판단은 현장에서도 그대로 체감되고 있다. 개 사육 농가의 연쇄 폐업으로 기존 거래망이 빠르게 붕괴되면서 유통·식당 현장에서는 “더 이상 들여올 물량 자체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불법 유통이나 원산지 둔갑으로 이를 대체하기에는 리스크 대비 실익이 크지 않아, 물량이 끊기면 폐업이나 업종 전환을 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폐업 이행 구간별 농장분포 및 지원금 단가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개 식용 산업은 이미 공급 측면에서 사실상 해체 단계에 접어들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개 사육 농장 1537호 가운데 1204호가 폐업해 78%가 문을 닫았다. 사육 마릿수도 약 46만8000마리에서 약 7만7544마리로 84%가량 감소했다. 현재 남아 있는 사육 두수는 약 3만6000마리 수준으로 추산된다.

농장 수는 급감했지만 개고기 취급 식당은 상대적으로 상당수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이는 개고기만을 전문으로 취급하기보다는 다른 육류와 함께 겸업하는 구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식당·유통 관계자들은 “기존에 고기를 대던 거래처가 폐업하면 전국을 돌며 물량을 찾다가도 확보가 어려워지면 장사를 접거나 메뉴에서 개고기를 빼는 수순을 밟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산 개고기 유입이나 원산지 둔갑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개고기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품목 분류(HS코드)가 없어 합법적인 수입이 불가능하고, 밀수 외에는 유통 경로가 없다. 하지만 밀수는 적발 위험과 처벌 부담이 크고, 이를 감수할 만큼의 수익성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 판단이다.

소비 구조 역시 불법 유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개고기는 단골 위주의 소비가 많아 국산과 수입산, 다른 육류 간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지 않고, 원산지를 속일 경우 즉각 신뢰가 무너져 영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외국산을 들여와 팔 이유가 없다”며 “물량이 없으면 안 팔고, 그게 쌓이면 식당이 문을 닫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개고기 시장은 단속이나 추가 제도 마련 이전에, 공급 감소와 거래망 붕괴로 이미 스스로 접히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남아 있는 사육 규모와 유통 여건을 보면 불법 유통으로 시장을 유지하기보다는 물량이 끊기면서 성수기 이후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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