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車·상호관세 25% 인상 2주 전에 경고⋯“한미 팩트시트 이행 촉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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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1일 워싱턴D.C.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최근 우리 정부에 서한을 보내 지난해 11월 체결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상의 무역 합의 이행을 강력히 촉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 조치의 사전 경고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디지털 규제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실상 무역과 투자 합의 전반에 대해 사전 경고했다는 분석이다.

27일 관가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13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제1수신자로 이같은 서한을 발송했다. 수신 참고인으로 조현 외교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외교서한의 특성상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으나 서면에는 미국 측이 지난해 11월 무역 합의를 거론하며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3일 한미 양국 정상이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여기에는 “한미는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는 문구가 있다. 미국 정부는 또 미국의 디지털 기업이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받거나 과도한 부담을 겪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경영진이 차별적 형사 책임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빅테크가 우리나라에서 망 사용료와 클라우드 보안 규제(CSAP) 등으로부터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바 있다. 거대 플랫폼 사업자에 불법·허위 정보 삭제 등 일정 법적 의무를 부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미 국무부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국내 압박이 거세지자 미국 기업에 과도한 규제를 요구한다는 불만도 잇따랐다.

이번 서한에 표면적으로는 디지털 규제 차별에 대한 내용이 주로 담겼으나 사실상 대미 투자 등 한미 간 무역·투자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사전 경고가 아니었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팩트시트는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번 트럼프의 발언은 조만간 나올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여부 판결과 맞물려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불리한 판결이 나오기 전에 한국 국회를 압박해 한국의 대미 투자를 되돌릴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올해 11월에 진행될 중간 선거를 앞두고 반이민 정책과 그린란드 문제 등으로 국내외 지지 기반이 약화된 점 또한 배경이 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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