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그린란드 언급과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강경 대응을 두고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였던 미국이 왜 이렇게 거칠게 움직이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형환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미국의 최근 행보를 단발적인 현상이 아닌, 오래전부터 축적돼 온 지정학적 사고의 연장선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안 전 부위원장은 23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정치대학'(연출 윤보현)에 출연해 미국의 최근 강경 행보와 관련해 "현재 아무리 트럼프가 이상한 짓을 하더라도 이 세 명의 전략가의 사고의 틀을 보면 우리는 미국의 세계 전략을 볼 수가 있다"고 말했다. 마한, 맥킨더, 스파이크먼 등 고전 지정학 이론이 지금도 미국의 세계 전략을 설명하는 핵심 틀이라는 설명이다.
안 전 부위원장은 미국 해양 전략의 출발점으로 알프레드 마한을 언급하며 "마한이라는 인물은 일단 미국 해군의 아버지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안 전 부위원장은 "마한이 1890년에 쓴 'The Influence of Sea Power upon History'의 요지는 해군력이 강한 국가만이 강대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그때부터 해군력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륙 패권과 관련해서는 영국의 지정학자 맥킨더를 거론했다. 안 전 부위원장은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를 묶어 세계도 '더 아일랜드 오브 더 월드'라고 표현한다"며 "유라시아 대륙에서 패권자가 나타나는 순간 미국의 패권은 상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 막기 위해서 미국은 항상 힘써 왔던 것"이라고 했다.
스파이크먼의 림랜드 이론에 대해서는 "림랜드는 테두리에 있는 지역"이라며 "테두리에 있는 국가들에서 강대국이 나온 순간 패권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책은 림랜드에서 강대국이 나오는 걸 막는 것"이라며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 때문에 한미일 군사 안보 연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패권과 관련해서는 브레턴우즈 체제와 금태환 중단을 언급했다. 안 전 부위원장은 "1944년 브레턴우즈에서 달러를 기축통화로 정했고,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했다"며 "1971년 닉슨 대통령이 금태환을 못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체제가 무너질 뻔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사우디에 석유를 달러로만 팔게 하면서 달러 패권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안 전 부위원장은 "달러는 전 세계 외환 보유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달러 패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 코인 때문에 달러의 패권은 당분간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안 전 부위원장은 기축통화국의 구조와 관련해 "기축 통화 국가는 반드시 무역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이걸 트리핀의 딜레마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국가 부채가 38조 달러에 가까운 상황에서 트럼프는 이 구조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패권 국가를 유지하는 서비스가 세 가지가 있다"며 "첫 번째는 국경의 보장, 두 번째는 전 세계 해상 교통로의 안전 보장, 세 번째는 자국 시장 개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세 가지의 가장 큰 수혜자가 대한민국"이라고 했다.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는 부동산 업자"라며 "부동산 청원서 보듯이 국가를 본다"고 말했다. 안 전 부위원장은 "그린란드는 노다지로 보였을 것"이라며 "영토를 넓힌다는 의미에서 미국은 다시 19세기로 돌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과 관련해서는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이 충돌할 때 전쟁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면서도 "그 학설이 맞는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한계는 미국을 이겨낼 수 없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에 대해서는 "전 세계 자유 국가 가운데 1도련선(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 안에 들어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미국은 한반도를 포기할 수 없고 중국은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부위원장은 "그래서 우리 국가 지도자들은 이 지도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부위원장은 "미국의 세계 패권은 당분간 유지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만들고 있는 새로운 공급망 체계에 우리가 올라타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안보와 관련해 "고슴도치는 사자도 못 건드린다"며 "그 전략을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