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수요 우위 여전..정책대응·실개입·국민연금 등 주목
원·달러 환율 26원 넘게 하락하며 1440원 하향, 연중 최저

미국과 일본간 외환 공조가 ‘제2 플라자합의’ 혹은 ‘신플라자합의’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지만 엔화와 원화 약세(달러엔 상승, 원달러 상승)를 되돌리는 강력한 한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이번 조치로 원·달러 환율이 점차 하락해 14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26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엔화에 대한 미국의 환율시장 개입은 더 이상 엔화 약세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봤다.
앞서 주말 사이 미국 재무부의 시장 대리인 역할을 하는 뉴욕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시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진행했다. 레이트 체크란 통상 미 재무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앞두고 거래 가능한 가격대를 사전 점검하는 절차다. 이같은 조치에 달러당 158엔을 넘나들던 엔화는 155엔대까지 급락했고, 원화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20원 가까이 하락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플라자합의는 다자간 합의다. 트럼프 정부는 기본적으로 1대1 협상을 선호한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이번 환시개입은 최근 엔화 약세 배경인 일본 장기채 금리 상승을 제어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일본 장기국채 금리 상승이 미국채 시장까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은 관세협상에 따라 미국 입장에서는 투자를 받아야 하는 국가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엔화 약세 배경이 일본 국채금리 상승이었고, 이로 인해 미국채 시장까지 부담이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제동을 건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우선 엔화약세시 일본 장기금리가 같이 올랐다. 일본 장기금리 불안시 미국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미국 당국도 이런 사실이 싫었던게 아닌가 싶다. 또, 트럼프 정부는 무역적자 해소가 아젠다다. 엔화는 유로화 다음으로 달러화를 구성하는 통화다. 엔화가 약한 것을 불편하게 인식한 것 같다. 최근 베센트 장관이 원화에 대한 이례적 언급을 한 적도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 입장에서는 투자를 받아야 할 나라들이다. 엔화와 원화 약세가 불편하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봤다.

민경원 선임연구원은 “그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정책대응, 국민연금이라는 또 다른 변수로 인해 원·달러는 하향안정화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어디까지 하락할지는 엔화 강세에 따라 다를 것이다. 또 실개입이 더 나와 준다면 원·달러는 (현 수준에서) 20~30원 더 하락할 수 있겠다. 강력한 추가 조치가 나올지 추가 확인이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조용구 애널리스트도 “원·달러는 그간 국민연금부터 이재명 대통령 언급, 베센트 발언까지 여러 이슈들로 인해 1480원대 고점은 확인했다. 달러인덱스가 97 정도까지 내려왔는데 추세적으로 더 내려갈지는 의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원화와 달러인덱스간 괴리가 축소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내적으로도 그간 정부의 여러 대책들이 있었다. 최근 의미있는 시그널이라면 기업들이 달러를 환전해 원화로 바꾸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원·달러는 느리더라도 하락하는 쪽으로 예상한다. 올 상반기 중 1400원을 하향돌파할 것으로 보며, 연말 13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여전히 강한 점은 지켜볼 변수로 꼽혔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는 당분간 하향안정될 수 있을 것 같다. 1400원대 초반까지는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원·달러 환율시장에서 달러 수요 우위 구도가 여전히 강하다. 국내 수급 여건 자체가 변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2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26.2원(1.79%) 급락(원화 강세)한 1439.6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1446.1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한때 1438.6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2월30일(1427.0원) 이후 최저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