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영 기업은행장, 노조 저지에 첫 출근 무산⋯“노사 협심해 해결하겠다”

'총액인건비제' 현안 해결 시험대⋯노조 "대통령 약속 받아오라"
장 행장,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노력"

▲23일 서울 중구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기업은행 노조원들이 새로 선임된 장민영 기업은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민영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노조의 저지로 첫 출근을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총액인건비제'를 둘러싸고 노조와 긴장 관계가 이어지면서, 신임 행장의 리더십이 곧바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행장은 23일 오전 8시50분께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 도착했지만, 건물 출입문을 가로막은 기업은행 노조원들과 10여분간 대치하다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갔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장 행장에게 "약속을 가져오셔야 여기 들어가실 수 있다"라며 "(총인건비제 문제 해결 등) 대통령의 약속을 받아오시라. 모두의 방침이기 때문에 행장이 그걸 아셔야 한다"고 말했다. 류장희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도 윤 위원장과 함께 장 행장의 출근을 막았다.

이에 장 행장은 "기업은행 임직원들의 소망을 잘 알고 있고 이 문제를 제기하는 데 있어서 노동조합의 힘이 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노사가 협심해서 이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장 행장은 근처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하고 정식 출근 전까지 업무를 볼 예정이다.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었던 취임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기업은행 노조는 문제 해결이 이뤄질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총액인건비 제도는 공공기관이 1년에 사용할 인건비의 총액을 정해두고 그 범위 안에서 인건비를 집행하는 제도다. 인건비 상한선으로 인해 기업은행은 초과 근무시간을 수당이 아닌 휴가로 지급하고 있는데, 휴가가 누적돼 사실상 임금 체불 논란이 불거지며 노사 갈등으로 번진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기업은행의) 임금 체불이 1000억 원대라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라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기존 설명만 반복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방안을 내놓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장 행장은 전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임명 제청을 거쳐 선임됐다.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자금부장과 IBK경제연구소장,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2023년 IBK자산운용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24년 6월 대표에 취임했다. 35년간 재직하며 요직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인 데다 내부 출신으로서 조직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위는 "장 행장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첨단전략산업 분야 벤처기업 투·융자 등 미래성장동력을 확충해 정책금융을 통한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이끌 적임자라 평가해 신임 행장으로 제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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