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은 의원이, 처벌은 공무원이"…전공노 "경기도의회 직원 죽음은 구조적 타살"

사망 당일 공무원 5명 추가 입건 통보…수사 받는 공무원 14명, 도의원은 '0명'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의원들은 다 빠져나갔는데 실무자만 수사받는 게 상식적인가."

경기도의회 국외출장 경비 부풀리기 의혹으로 수사받던 30대 공무원이 숨진 사건을 둘러싸고 공직사회에서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이를 '구조적 타살'로 규정하며 경기도의회를 규탄했다.

전공노는 21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니다"며 "권한과 책임이 불일치하는 지방의회의 기형적인 행정구조, 그리고 힘없는 실무자에게만 법적 책임을 묻는 수사 관행이 결합해 빚어낸 명백한 '구조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전공노는 "여행사와 공모해 항공료를 과다 결제하고 그 차액을 의원들의 현지 체류비나 식비로 충당하는 방식은 개별 공무원의 범죄가 아니라 의회 차원에서 묵인돼 온 '편법적 예산집행 시스템'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편법의 과실을 누린 도의원들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관행이라 몰랐다'는 비겁한 변명 뒤로 숨어버렸다"며 "그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남겨진 것은 지시에 따라 실무를 처리한 7급 공무원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숨진 A씨가 발견된 20일 당일, 공무원 5명이 추가 입건됐다는 수사개시 통보서가 도의회에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받는 도의회 공무원은 14명으로 늘었다.

도의원은 단 한명도 입건되지 않았다. 경기도 공직자 익명 커뮤니티 '와글와글'에는 "의원들은 산으로 들로 놀러 다니면서 공무원들한테 목줄 채우고 다닌다", "윗선 지시에 따랐을 건데 왜 혼자 책임을 다 떠안나", "공문에 이름이 박힌 죄로 독박을 쓴 것" 등 분노의 글이 쏟아졌다.

민을수 전공노 경기도청지부장은 "국외연수를 다녀온 의원들은 다 배제되고 실무자 몇 명만 입건되고 수사받는 결과가 과연 공직사회의 상식적인 상황인지 묻고 싶다"며 "진상을 규명해서 다시는 이런 아픔이 벌어지지 않도록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공노는 "경기도의회 의장단은 잘못된 관행을 방치해 직원을 죽음으로 내몬 것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 앞에 공식 사과하고, 고인의 죽음을 '순직'으로 인정해 조직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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