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경쟁 대신 실질적 수익 확보 대안
타임폴리오·삼성액티브운용 급성장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외형이 빠르게 커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생존 전략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대형 운용사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보수 인하 경쟁을 불사하며 패시브(Passive) 시장을 주도하는 사이 중소형 운용사들은 액티브(Active) ETF를 무기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약진하는 모습이다.
최근 ETF 시장의 최대 화두는 ‘수수료 인하’다. 코스피200이나 S&P500 등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는 운용사별로 상품구조가 대동소이해 브랜드 파워와 보수율이 투자자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형사들은 총보수를 0.01% 수준까지 낮추는 등 사실상 ‘제 살 깎기’식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자본력과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는 중소형 자산운용사 입장에서 이 같은 수수료 전쟁은 승산이 없는 게임이다. 박리다매 구조인 패시브 ETF로는 의미 있는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틈에서 중소형사들이 생존을 위해 찾아낸 돌파구로 액티브 ETF가 주목된다.
액티브 ETF는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것을 넘어 펀드매니저가 재량으로 종목과 비중을 조절해 비교지수(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알파)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운용사의 리서치 역량과 매니저의 판단이 성과를 좌우하는 만큼, 패시브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율을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중소형사로서는 무모한 규모의 경쟁을 피하고 실질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인 셈이다.
실제 액티브 ETF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축한 운용사들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표 사례로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거론된다. 이들은 대형사들이 주도하는 패시브 중심의 점유율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차별화된 운용 전략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헤지펀드 명가’로 알려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주식 운용 역량을 ETF에 접목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액티브 ETF 순자산은 4조361억 원으로, 1년 새 약 4배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주도주를 발 빠르게 편입하고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며 입소문을 탔다.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형사라도 운용 역량을 입증하면 ETF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삼성자산운용에서 분사한 뒤 액티브 운용에 특화된 체계를 구축해 온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최근 1년 새 자금 유입이 빠르게 늘었다. 순자산은 1조2569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413% 증가했다. 산업 트렌드 변화에 맞춘 테마형 액티브 ETF를 적시에 내놓으며 투자자들 니즈를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액티브 ETF의 약진이 중소형사의 생존 전략을 넘어 ETF 생태계의 다양성을 키우는 신호로 해석한다. 과거 지수 추종형 상품 위주로 획일화됐던 ETF 시장이 이제는 운용사의 색깔과 철학을 담은 상품으로 확장되며, 투자자 선택지가 한층 넓어졌다는 이유에서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보수율이 높은 액티브 ETF, 특히 액티브 주식형 ETF의 부상은 악화된 자산운용업 수익구조 개선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에는 ETF 시장 진입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