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서울시 ‘공급 속도전’ vs 여권 ‘실적 후퇴’ 공방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관악구 신림7재개발 구역을 찾아 노후 주거환경을 점검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지방선거가 약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집값과 주택 공급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는 공급 부족 상황을 부각하며 이를 해소할 ’속도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권은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공급 실적이 후퇴했다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날부터 시작한 신년 업무보고에서 핵심 화두를 ‘주택 공급’으로 제시하고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2.0’을 통해 3년 내 착공 물량을 7만9000가구에서 8만5000가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 목표도 재확인했다. 신통기획은 정비사업 지원을 통해 주택 공급 속도를 끌어올리는 서울시의 대표적 정책이다.

서울시가 공급 속도와 물량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선거 국면에서 주택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오 시장은 2일 새해 첫 공식 일정으로 영등포구 당산동 재건축 공사 현장을 찾으며 주택 공급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여권에서도 주택 문제를 중심으로 오 시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은 최근 정책 브리핑을 통해 오 시장 취임한 뒤 주택 공급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민주연구원은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 통계를 바탕으로 오 시장 취임 전후를 52개월 단위로 나눠 비교한 결과 최근 52개월 동안 서울 주택 공급 물량이 인허가 13.9%, 착공 36%, 분양 22.8%, 준공 9.9% 각각 줄었다고 주장했다.

정비사업 성과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연구원은 서울시가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한 224곳 가운데 실제 착공에 들어간 곳은 2곳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공급 로드맵이 목표 중심으로만 반복되면서 착공·준공으로 이어지는 실물 성과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해당 주장에 대해 전세 사기 이슈가 컸던 2022~2023년 비아파트인 다세대 주택 인허가 물량이 1만4450가구에서 3035가구로 79.0% 줄어들면서 인허가 관련 통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파트 공급으로 직결되는 정비사업 통계만 별도로 산출하면 신통기획을 통해 오 시장 취임 후 구역 지정은 취임 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고, 사업시행인가도 1000가구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시의 정비사업실적 통계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전인 2016~2020년에는 구역 지정과 사업시행인가는 각각 5만8000가구, 8만9000가구였으나 2021년부터 2025년 11월까지 각각 23만1000가구, 9만 가구로 늘었다.

또 서울시는 착공과 준공 물량이 줄어든 것은 전임 시장 시절 신규 구역 지정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년 가까이 장기간 소요되는 정비사업 특성상 전임 시장 재임 기간 10여 년간 신규 구역 지정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정책 일관성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최근 오 시장을 향해 ‘35일 만의 토허제(토지거래허가제) 번복’ 때문에 서울 집값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서울시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지만, 이후 집값 과열 논란이 커지자 35일 만에 확대 재지정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되돌린 바 있다.

서울 집값과 주택 공급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선거가 다가오면서 계속될 전망이다. 주택 시장 안정 문제가 표심을 좌우할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JTBC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서울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꼽은 응답이 35%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선거 국면에서 주택 공급 성과와 해법을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고 있지만, 결국 공급 확대를 위해선 유관기관 간 협력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부동산은 다른 자산과 달리 공급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중간 절차를 빠르게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 요소가 누적되면 속도를 내기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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