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원 '땅 탓'에 민주당 "고발 아닌 공약 검증" 맞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의 '100억 원 기부 약속' 논란이 단순한 이행 지연을 넘어 사실 왜곡과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 구청장은 기부 불이행의 책임을 양산시에 돌리고 있지만, 양산시는 "기부 양해각서 체결 이후 최적의 부지를 선정했고, 시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 승인까지 이미 마쳤다"며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여기에 정명희 더불어민주당 북구을 지역위원장의 공개 비판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은 지역 정치권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20일 양산시에 따르면 오 구청장과 양산시는 2021년 기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100억 원 규모의 기부 아파트(100여 세대) 건립을 전제로 최적의 부지를 검토했다. 전임 김일권 시장 재임 시 양산경찰서 인근 부지가 기부 아파트 건립 부지로 사실상 명시됐으며, 해당 부지를 전제로 한 공유재산 관리계획 승인도 이미 양산시의회를 통과했다.
양산시는 "행정 절차상 기부 이행을 위한 기본 조건은 상당 부분 충족된 상태였다"고 설명한다. 특히 양산시와 오구청장이 운영하는 계림종합건설 양자 모두 이 같은 부지 선정과 행정 절차 진행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논란의 핵심은 이후 오 구청장 측의 태도 변화다.
오 구청장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양산시가 땅을 주지 않아 기부를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양산시는 "기부를 막은 적도, 부지 제공을 거부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문제의 핵심은 사업계획서 미제출"이라며 “수차례 제출을 요청했지만 실제로 접수된 계획서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오 구청장이 제기한 ‘대체 부지 요구’에 대해 양산시는 당혹감을 드러냈다. 시 관계자는 "협약 체결 이후 시가 최적의 장소를 제공하면 기부를 이행하는 것으로 협의됐고, 그 부지를 전제로 의회 승인까지 받은 상황”이라며 “사업성이 맞지 않는다며 다른 부지를 요구하는 것은 협약 자체를 다시 쓰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양산시는 100억 원, 1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는 최적의 부지를 제공했으며, 다른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은 협약서 어디에도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같은 사실관계가 알려지자 정명희 더불어민주당 북구을 지역위원장도 오 구청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정 위원장은 "수년째 이행되지 않은 기부 약속을 두고 이제 와 행정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기부가 공공의 약속이 아니라 정치적 홍보 수단으로 소비됐다는 의혹만 키우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지방선거를 앞둔 책임론 공방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오 구청장은 2021년 기부 MOU 체결 이후 '통 큰 기부' 이미지를 앞세워 주목을 받았고, 이후 선거 국면에서도 해당 내용을 적극 홍보해 왔다. 그러나 예비후보 등록 전 대량 문자 발송 문제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직위 상실형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기부마저 4년 넘게 이뤄지지 않자 지역 사회의 시선도 점차 싸늘해지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환원으로 100억 원, 100여 세대 아파트 기부 약속이 수년째 지연되는 과정에서 "땅이 없다"는 오태원 청장의 해명이 반복되며, 논란의 본질은 단순한 기부 이행 문제가 아닌 사실 왜곡과 책임 회피로 옮겨가고 있다.
낙동강 연합체에 속한 양산시와 부산 북구 정가에서 이 약속은 이제 공약의 진정성과 정치적 신뢰를 가르는 시험대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