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 치매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본지 취재 결과 치매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현재 국내에 도입된 치매 치료제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한 에자이·바이오젠의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유일하다.
레켐비는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효과는 완치가 아닌, 증상 진행 억제다. 또 임상에서 투약 환자 13%가 뇌부종, 17%가 뇌출혈을 겪었고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이상(ARIA) 소견이 나오는 등 부작용이 관찰됐다.
알츠하이머의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의학계는 아밀로이드베타(Aβ)와 과인산화 타우(tau) 등 이상 단백질이 뇌 속에 과도하게 쌓여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국내외 후발 주자들은 이러한 기전을 겨냥해 기존 치료제 한계를 극복할 신약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노바티스는 중국 사이뉴로파마슈티컬스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을 약 2조5000억 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물질은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항체와 이를 뇌에 전달하는 혈뇌장벽(BBB) 투과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개발됐다. 아직 전임상 단계로, 정확한 항체의 유형과 타겟 물질은 공개되지 않았다.
노바티스는 치매 치료제 엑셀론(성분명 리바스티그민)을 개발해 2006년 전후로 미국과 국내 시장에 진입한 이력이 있다. 엑셀론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담당하는 신호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을 파괴하는 효소를 억제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치매 진행을 지연시킨다. 경구용과 패취제형으로 각각 개발됐으며 국내에선 건강보험 급여도 적용된다. 향후 노바티스가 개발할 후보물질은 엑셀론보다 직접적으로 치매 원인 물질을 겨냥한 기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신약 키썬라(성분명 도나네맙)의 경우 식약처 허가 심사 절차를 밟고 있어 국내 출시 시점은 미지수다. 키썬라는 레켐비와 유사하게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기전으로, 이미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후생노동성(MHLW),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등의 허가를 받아 해외에서 출시된 상태다. 지난해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승인도 획득했다.
릴리가 키썬라의 후속으로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후보물질 ‘렘터네툭’은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렘터네툭은 정맥주사(IV) 제형인 키썬라와 달리, 투약이 비교적 편리한 피하주하(SC) 제형으로 개발 연중 일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오스코텍이 바이오 벤처 아델과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ADEL-Y01’을 공동 개발했다. ADEL-Y01은 타우 단백질 중에서도 정상 타우에는 작용하지 않고 독성 응집을 유발하는 아세틸화된 타우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기전이다. 해당 물질은 두 회사가 2020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해 1상 단계에 있으며, 지난해 12월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에 총 1조5300억 원 규모로 기술 이전됐다.
아리바이오의 경우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용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AR1001’의 3상을 진행 중이다. AR1001는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스5(PDE5) 억제제 기반의 경구용 치료제로, 뇌 혈류 개선과 뇌혈관 장벽 안정화, 신경 염증 억제, 뇌세포 보호 등 다중 기전을 가진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3상 톱라인(Top-line) 발표가 예정됐다.
아리바이오는 최근 중국 푸싱제약과 6300억 원 규모의 AR1001 판권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푸싱제약은 아세안 10개국에서 AR1001의 제조, 허가, 상업화를 독점 추진하게 된다. 이번 계약에서 제외된 인도에 대해서는 3상 톱라인을 확인한 이후 별도로 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인 노인 인구 증가 추세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헬스케어 시장데이터 분석기관 아이큐비아(IQVIA)는 고령화, 인구 증가, 연구 투자 확대 등에 따라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2033년까지 약 308억 달러(약 45조540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