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성장 뒤 ‘내실’ 과제…금융보안 공백 지적
GA의 소비자보호 전략 ‘보험금 제때·제대로 받기’

보험 판매수수료 체계가 최장 7년 분급 구조로 전환되면서 법인보험대리점(GA) 업권이 구조적 변곡점에 놓였다. 선지급 중심의 영업 관행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GA업권은 개편된 판매수수료 제도 안착과 함께 소비자보호·내부통제·금융보안까지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보험GA협회)는 20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판매수수료 분급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운영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고, 소비자보호 중심의 판매책임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계약 초기 일시에 지급되던 판매수수료를 장기 분급으로 전환하고, 계약 유지·관리를 전제로 한 ‘유지관리 수수료’를 신설한 데 있다. 2027년부터 4년 분급으로 시작해 2029년에는 7년 분급 체계가 적용된다.
협회는 제도 개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연착륙을 전제로 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용태 보험GA협회장은 “설계사에게 계약 유지에 대한 책무를 부과하는 구조라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 체계도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초 당국이 1.2%를 제시했지만, 논의 끝에 유지관리 수수료율을 1.5%까지 끌어올렸다"면서도 "최악을 피한 수준이지 최선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 협회 측은 분급 기간이 길어질수록 설계사의 자금 부담이 커지고, 소득 감소가 누적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호주에서는 일시에 7년 분급을 도입한 이후 설계사 이탈이 급증했고, 결과적으로 판매수수료와 보험료가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올해 7월부터 예외 없이 시행되는 1200%룰도 GA업권이 부담을 느끼는 부분이다. 보험사별로 상품 구조와 수수료 체계가 다른 상황에서 GA와 보험사 간 전산·정산 프로토콜을 단기간에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회장은 “1200%룰을 현장에서 작동시키려면 GA의 준비만으로는 부족하고 보험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정보 비대칭이 해소되지 않으면 제도 시행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GA업권은 외형 성장 속도도 빠르다. 협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GA 소속 설계사는 약 33만 명으로 전체 보험설계사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GA 전체 매출 규모도 최근 3년 새 3배 이상 성장했다.
다만 협회는 외형 성장에 비해 내부통제와 금융보안 대응이 충분했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비판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금융권 전반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GA업계에서도 보안 공백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현재 약 10여 개 대형 GA는 금융보안원 시스템과 연동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받고 있지만, 중소 GA까지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협회 설명이다. 김 회장은 “금융보안원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중소 GA도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금융보안 체계에 편입되어야 한다는 것이 업권의 입장”이라며 “금융당국이 잘 조정해 중소 GA도 금융보안에 만전을 기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협회가 올해 최우선 과제로 내건 것은 소비자보호다. 특히 ‘보험금 제때·제대로 받기’를 업권 차원의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보험 민원의 상당수가 보험금 산정·지급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판매 이후 단계까지 책임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협회는 보험금 청구 가능 여부 안내, 수령 가능 보험금 산정, 청구 절차 설명, 필요 시 서류 준비·청구 대행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전 업권에 확산할 계획이다. 이달 말 대형 GA들이 참여하는 소비자보호 협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보험사는 구조적으로 보험금 지급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지만, GA는 고객 편에 서서 보험금을 제대로 받도록 도울 수 있다”며 “이는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GA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