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조선사 대형화 가속…수주전 전방위 압박
기술·환율·인력까지…호황 이후 잠재적 변수 다수

K-조선은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잔고를 쌓고 있다. 그러나 표면적 성과와 달리 산업 전반을 둘러싼 변수는 결코 녹록지 않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경쟁 심화와 환율 변동성, 숙련공 문제 등 복합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18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총 5643만CGT(표준선 환산톤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678만CGT)보다 26.5%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해운 시황 불확실성 속에서 선주들의 발주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는 같은 기간 1160만CGT(247척)를 기록해 전년(1078만CGT(254척)보다 8%가량 증가했다. 수주 척수는 소폭 줄었지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대형·고부가 선종 비중이 확대되면서 CGT 기준으로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문제는 글로벌 시장 내 경쟁 구도 변화는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본과 중국의 대형 조선사들이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며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특히 일본은 이마바리조선이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세계 4위 규모의 조선사가 됐다. 당장은 한국이 기술력과 생산능력(CAPA)에서 우위에 있어도, 대형화한 경쟁사들과의 수주전에서는 전방위 경쟁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현준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미·일 안보조약의 지속, 방산 공동개발 및 미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협업 이력 등을 감안할 때 미국과 일본의 우호적 관계는 공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일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물량 배분이 이뤄질 가능성은 한국 조선사의 잠재적 변수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구조적 취약점도 남아있다. LNG 화물창과 일부 기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다. 특히 LNG 화물창의 경우 프랑스 GTT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국내 조선사들은 라이선스 비용을 부담하며 해당 기술을 사용하고 있고다. 정부가 LNG 화물창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업계와 국산화를 추진 중이지만, 지금의 독점 체제를 분쟁 없이 해소하고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수입 의존으로 인한 환율 변수도 부담이다. 달러로 거래하는 조선업 특성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선가 환산 수익은 개선될 수 있지만, 그만큼 외화로 결제되는 기자재 비용 역시 늘어나 수익성을 훼손할 수 있다.
인력 문제 역시 해결이 쉽지 않다. 내국인 숙련공은 고령화로 빠르게 줄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만으로 고난도 용접·설계·공정 관리 등 숙련도가 요구되는 영역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으로 수출도 늘고 업종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은 많아졌지만, 실제 현장을 떠받치는 숙련 인력을 지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정년퇴직하는 숙련공은 계속 늘고 있는데 외국인이나 로봇만으로 이들을 완전히 대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위해 미국 현지에 배치할 인력들의 인건비도 국내 조선사에는 부담 요인이다. 미국의 해양 엔지니어 평균 연봉은 약 1억4500만 원으로 한국 대비 1.7배 높다. 용접공 임금 역시 미국이 약 9000만 원으로 한국(약 4700만 원)의 두 배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