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뱅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세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에 나섰다. 두 차례 상장을 철회했던 케이뱅크는 이번 3차 도전에서 공모가 눈높이를 대폭 낮추고 비교기업(피어그룹) 선정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등 '시장 친화적' 전략을 앞세웠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이전 상장 때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모가 밴드와 공모 규모 축소다. 케이뱅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는 8300원~9500원으로, 지난해 10월 2차 도전 당시(9500~1만2000원)보다 상단 기준 약 20% 낮아진 수준이다. 이에 따른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약 4조 원 규모다. 공모 주식 수도 줄었다. 지난번 8200만 주에서 이번에는 6000만 주로 2000만 주 이상 축소했다. 이에 따라 공모 예정 금액도 하단 기준 4980억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시장의 고평가 논란을 의식해 몸집을 줄여 상장 완주 가능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상장 철회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산정 방식에도 손을 댔다. 케이뱅크는 이번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을 택했지만, 비교기업 선정 기준을 한층 엄격하게 적용했다. 지난해 9월 신고서 제출 당시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던 SBI 스미신 넷 뱅크(SBI Sumishin Net Bank)와 뱅코프(Bancorp)는 이번 비교 군에서 제외했다. 이들 해외 기업의 높은 PBR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신고서에서는 '최근 사업연도 기준 기업대출 비중 50% 미만(가계대출 위주)'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추가하고, PBR 4배 이상의 비정상적 멀티플(기업가치 배수)을 가진 기업은 제외하는 등 기준을 강화했다. 그 결과 최종 비교기업은 국내 카카오뱅크와 일본의 라쿠텐뱅크 2개사로 압축됐다.
다만, 시장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특히 구주매출 비중이 여전히 높은 점은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공모는 신주 모집 3000만 주(50%), 구주 매출 3000만 주(50%) 구조로 진행된다. 통상 구주 매출 비중이 높으면 공모 자금이 회사의 성장 재원보다 기존 주주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로 쓰인다는 인식이 강해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번 구주 매출 대상은 베인캐피탈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한 물량이다. 전체 공모 규모를 줄였음에도 구주 매출 비율을 절반 수준으로 유지한 점은 FI들의 회수 수요를 일정 부분 반영한 결과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두나무)에 대한 실적 의존도 역시 핵심 점검 항목으로 꼽힌다. 업비트와의 제휴는 케이뱅크 성장의 핵심 동력이지만 동시에 리스크 요인이기 때문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전체 수수료 수익의 32.6%가 두나무로부터 발생했다. 두나무 펌뱅킹 수수료가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지만, 수수료 수익 내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와의 제휴 계약을 올해 10월까지 연장했다고 밝혔으나, 계약 종료 이후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대규모 예금 이탈(뱅크런)이나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오버행) 부담도 체크포인트다. 상장 예정 주식 수의 36.35%에 달하는 1억4747만 주가 상장 직후 매도 물량으로 쏟아질 수 있어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 친화적으로 공모 구조를 바꾼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상장 이후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오버행과 업비트 쏠림 현상 등은 투자자들이 더 예민하게 들여다보는 대목인 만큼, 수요예측에서 이러한 불확실성을 얼마나 잘 설명하느냐가 IPO 성공 여부를 가르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