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유학생 유치 사활
대학 생존을 위한 ‘숫자 채우기’ 돼선 안 돼
국내 정착 위한 취업·정주 여건 마련돼야

한국이 해외로 학생을 보내는 ‘유학생 수출국’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받아들이는 ‘유학 수입국’으로 전환하면서, 대학 현장의 풍경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외국인 유학생은 대학 존립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10년 8만3842명에서 2025년 25만3434명으로 15년 만에 3배가량 급증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증가해온 외국인 유학생 수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일시적으로 증가세가 둔화하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가파른 증가 흐름을 보이며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국내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대학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수도권 대학에 비해 신입생 충원 여건이 열악한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외국인 유학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비중이 학사 운영과 재정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고등교육 정책의 주요 축으로 삼고 있다. 교육부는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한 ‘스터디 코리아 300K’를 추진하며, 유학생 비자 제도 개선과 취업 연계 확대, 지역 정주 지원 등을 병행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을 단기 체류자가 아니라 중장기 인재 자원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외국인 유학생 확대가 대학 생존을 위한 ‘숫자 채우기’로 흐르면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중국 교육부 산하 유학서비스센터(CSCSE)가 해외 고등교육기관 인정 목록에서 국내 대학 10곳을 제외하면서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건 대학가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이 생존 차원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면 고등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며 “졸업해도 한국어 역량이나 전공 이해도가 충분하지 않은 사례가 나타나는 만큼 입학과 졸업 요건을 강화해 학위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학생의 취업과 정착 문제 역시 과제로 꼽힌다. 외국인 유학생이 학업을 마친 뒤 국내 취업이나 정착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유학생 정책이 단기적인 학생 수 보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외국인 유학생을 고급 인력으로 흡수하기 위한 산업계 연계와 지역 기반 취업 경로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최근 발표한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 실태와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비자 제도, 행정 절차, 지역 간 격차 등 구조적 병목을 해소해 교육과 취업,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외국인 유학생이 단순 체류자를 넘어 지역사회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