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등교육의 과제는
국내 교육기관 역할·책임 커져..."국제교류 등 확대"

한국이 더 이상 ‘유학생을 보내는 나라’가 아니라 ‘유학생을 받는 나라’로 전환한 흐름을 놓고 평가가 엇갈린다. 국내 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 반면 해외로 향하는 젊은 층이 줄어들면서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환율과 해외 체류비 급등으로 유학의 경제적 효용이 크게 낮아진 데다 해외 학위 취득을 통한 취업·소득 프리미엄이 약해진 점 역시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15일 “유학을 가는 학생이 줄었다는 것은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교육 수준 자체가 올라갔다는 의미”라며 “반드시 해외 유학을 거쳐야만 교수가 되거나 학문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특히 배터리나 반도체 같은 분야는 국내 대학의 관련 전공을 졸업해도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 확보할 수 있다”며 “인문사회 분야 역시 한국 사회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는 국내에서 공부한 연구자들이 오히려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학생 감소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해외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형성되는 글로벌 감각과 네트워크 축적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조 교수는 “특히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도 교수가 되기 어려운 구조가 되면서 학문 후속 세대 자체가 줄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짚었다.
유학 감소를 단순한 개인 선택 변화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유학 국가에서 체류·취업 여건이 악화된 데다, 외국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현지는 물론 국내 취업에서도 뚜렷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유학생 수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경제 여건이 악화됐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며 “외국에서 학위를 받아도 현지 취업은 물론 국내에서도 취업이 쉽지 않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확산 등으로 외국어 습득을 위해 반드시 해외에 나가야 할 필요성도 줄어든 점도 유학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조기유학 감소를 두고는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도 함께 거론된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아이에게 투자하더라도 적정선에서 하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노후를 희생하면서까지 아이를 유학 보낼 필요가 있느냐는 인식이 늘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유학생 감소가 한국 고등교육의 위상 변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해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일정 수준의 교육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러한 흐름이 굳어질수록 국내 교육기관이 감당해야 할 역할과 책임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해외 유학이 줄어드는 대신 글로벌 경험을 어떻게 국내 교육 과정 안에서 보완할 것인지도 과제로 지목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장기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국제 경쟁력과 역량을 키울 기회를 넓힐 필요가 있다”며 “교환학생 등 단기 유학을 확대하거나 해외 대학과의 공동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국제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