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AI 반도체 생산거점…"지방 균형 성장 기여"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굳히기 위해 충북 청주에 19조 원을 투입, 첨단 패키징 공장을 신설한다. 급증하는 HBM 수요에 대응해 전공정부터 후공정(패키징)까지 아우르는 통합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시장 1위 자리를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7만 평(약 23만1404㎡) 부지에 ‘P&T7’을 구축한다고 13일 밝혔다. 전공정에서 생산된 칩을 제품으로 완성하고 최종 품질을 검증하는 패키징·테스트 전용 시설로 HBM 등 AI 메모리 제조에 필수적인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담당한다. 올해 4월 착공해 내년 말 완공이 목표다. 이번 투자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 성장을 도모하려는 정부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단기 효율을 넘어 중장기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대규모 장기 투자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환경 개선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AI 확산으로 HBM 수요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계는 HBM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025~2030년 33%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공정과 패키징의 물리적 접근성과 물류·운영 안정성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보고 국내외 후보지 검토 끝에 청주를 낙점했다.
청주는 이미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생산 축이다. 2018년 준공한 M15에 이어 지난해에는 총 20조 원 규모의 신규 팹 ‘M15X’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M15X는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 2025년 10월 클린룸을 열고 장비 반입을 진행 중이다. P&T7이 가동되면 M15X와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생산 효율과 공급 안정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후공정 강화는 글로벌 고객 대응 전략과도 연결된다. AI 가속기용 HBM은 고객사별 요구 사양과 검증 기준이 달라 양산 이후에도 지속적인 공정 튜닝과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전공정과 후공정을 한 지역에 집적할 경우 설계 변경이나 고객 요청에 대한 피드백 속도를 줄이고 초기 양산 단계에서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고객 밀착형 생산 구조’가 대형 AI 고객사와의 장기 공급 계약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전공정 증설과 함께 후공정 역량을 동시에 키우는 SK하이닉스의 선택은 HBM 공급의 병목을 해소하고 세대 전환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구조적 대응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청주 투자가 HBM 생산 확대의 병목으로 꼽혀온 패키징 역량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AI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공정부터 패키징까지 일원화된 체계를 갖추는 것이 경쟁 우위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투자를 통해 AI 메모리 공급 능력을 강화하고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