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공급망 강화 등 필리핀 핵심 파트너 입지 강화
아시아-중동 잇는 글로벌 외연 확장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과 방산 협력을 공고히 하며 글로벌 방산·조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대규모 함정 수주를 통해 필리핀 해군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데 이어, 후속 협력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중장기 협력 구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 관계자들은 최근 베르나데트 테레세 C. 페르난데스 주한 필리핀 대사 및 관계자들과 공식 회동을 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달 말 필리핀 국방부와 체결한 호위함 추가 건조 계약을 계기로 마련됐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8447억 원 규모의 3200t(톤)급 호위함 2척을 추가 수주했다. 해당 함정은 2029년 하반기까지 필리핀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회동 자리에서 HD현대중공업 측은 호위함 추가 건조 계약 과정에서 필리핀 대사관이 제공한 외교적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양국 간 긴밀한 방산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또 양측은 그간 이뤄진 긴밀한 소통이 향후 추가 협력 방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번 회동에서는 단순한 함정 건조를 넘어 조선업 전반과 유지·보수·정비(MRO), 현지 인력 양성 및 교육, 필리핀 내 공급망 강화 등 다양한 협력 분야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 해군 현대화 사업(호라이즌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으며 추가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HD현대중공업은 이번 계약 이전에도 필리핀 정부로부터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OPV)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수주했었다. 여기에 이번 호위함 2척을 더하면 필리핀에서만 총 12척의 신형 함정을 누적 수주한 셈이다.
또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수빅만에 위치한 수빅조선소 일부를 임차해 가동하며, 현지 인력 교류와 기술 이전,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MRO 사업 확대와 현지화 전략을 위한 기반으로, 단순 수주를 넘어 현지 산업 생태계와의 연계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행보는 HD현대의 글로벌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12월 1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으로 출범한 ‘통합 HD현대중공업’과 함께 HD현대는 싱가포르에 신설한 투자법인 ‘HD현대아시아홀딩스’를 거점으로 미국 외 지역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 협력 관계가 두터운 지역을 포함해 인도 현지 조선소 건설, 사우디아라비아 해군 호위함 건조 사업 등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이어지는 방산·조선 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필리핀은 해군 현대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한미 조선업 협력 외에도 수출 시장 다변화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