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젤리는 없어...식감‧맛‧성분에서 ‘포인트’ 필요해”
“글로벌 사이트 연계 연구는 오리온만의 강점”

12일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에서 만난 이태근 오리온 글로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젤리 시장은 계속 성장중”이라며 “그만큼 더 다양한 맛과 식감, 특징을 선보여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이번에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 등을 감안해 맛과 건강에 집중해본 것”이라며 최근 출시한 신제품을 자신있게 자랑했다.
비타민과 멀티프로바이오틱스가 함유된 ‘비타민 마이구미’와 ‘멀티바이오틱스 왕꿈틀이 미니’가 그것이다. 맛있는 젤리를 먹는 동시에 성장기 아이들은 물론 성인까지 비타민과 멀티바이오틱스를 편하게 섭취하게 하려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오리온은 2021년 영양강화 젤리 ‘닥터유 구미’도 선보였는데, 당시 미진했던 경험이 이번 신제품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
이 선임연구원은 “어떤 영양성분을 선택할지부터 고민의 시작이었다”며 “콜라겐, 아연, 비타민, 유산균 등 여러 후보를 놓고 고민한 끝에 비타민과 유산균을 최종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의 과일·채소 섭취가 줄고 있다는 연구도 많고, 간식을 먹는데 장 건강에 도움이되면 좋겠다는 고민을 연구소 차원에서 오래 전부터 해왔다”며 “특히 유산균은 오리온 젤리에서 처음 시도하는 영양성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젤리이기에 일반 건강기능식품과는 다르다”며 “일반식품 범주에서 영양성분을 강화한 것으로, 맛과 기능의 균형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비타민 마이구미는 72g 한 봉지로 비타민 C, B12, 판토텐산, 비오틴, 엽산 등 총 5가지 비타민의 1일 영양 성분 기준치를 100% 이상 충족할 수 있다. 포도, 사과, 자두 과즙을 넣은 세 가지 맛 과일 모양 젤리로 탄성감을 높였다. 멀티바이오틱스 왕꿈틀이 미니는 프리바이오틱스와 포스트바이오틱스를 함유, 쫄깃한 젤리와 폭신한 요구르트맛 마시멜로가 만들어내는 이중 식감이 특징이다.
젤리에 영양성분을 강화하면 개발 난이도가 높아진다. 이 선임연구원은 “젤리는 수분 베이스 제품이고 산미료 등도 더해져 100도 이상 끓이는 공정 등을 거치기에 비타민이나 유산균처럼 민감한 원료는 이 과정에서 손상될 수 있다”며 “손상을 최소화하는 추가 공정 및 설비가 필요한데, 닥터유 구미 개발 경험이 이번 신제품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젤리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요소는 식감이다. 그는 “만약 포도맛을 목표로 한다면 비교적 그 맛이 난다, 아니다를 평가할 수 있지만 식감은 평가가 어렵다”며 “연구원 취향이나 기준에 따라 주관적 평가가 될 수 있고, 젤리 숙성 여부에 따라 식감이 달라지는 변수도 있기에 ‘소프트’, ‘하드’라는 식감 사이에도 수많은 단계가 있기에 기준을 잡는 것부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젤리 제품은 콘셉트가 결정되면 실험실에서 시제품 테스트를 거치고 내·외부 조사 등을 거쳐 끝없이 수정 작업을 거친다. 하나의 제품은 보통 두 명의 연구원이 팀을 이뤄 개발한다. 젤리 신제품 하나 출시를 위해 200~300회 이상 테스트도 거친다. 이 선임연구원은 “연구개발을 하다보면 아침, 점심, 저녁까지 하루종일 젤리를 먹게 된다”며 “그래도 아직까진 젤리 먹는 일도 즐겁다”며 웃어 보였다.

젤리는 간식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 중인 카테고리다. 독일 ‘하리보’의 국내 진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졌고, 껌 시장이 줄면서 일부 수요가 젤리로 이동한 것도 성장 요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젤리 시장은 2018년 3964억 원에서 2023년 4473억 원 규모로 커졌고, 2029년까지 6317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오리온은 2015년부터 캔디류 안에서도 젤리 연구를 별도분리해 연구 중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다른 업체들도 연구 인력을 늘리고 있다. 소비층도 넓어졌다. 어린이 간식으로 여겨지던 젤리는 이제 전 연령대가 즐기고 있다.
이 선임연구원은 “시장 확대로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과제가 됐다”며 “맛있는 젤리는 이제 너무 많다. 그중에서 선택받으려면 독특한 식감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리온의 강점 중 하나는 베트남, 중국, 러시아 등에도 젤리 연구원들이 있다는 것”이라며 “젤리 시장이 훨씬 큰 해외에서 많은 걸 보고 배우고 새로운 재료를 빨리 접한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부연했다.
젤리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전분 틀에 찍을 수만 있다면 모양에 사실상 제한이 없고, 식감도 어떻게 배합하고 굳히는지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해질 수 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젤리의 겉과 속을 서로 다른 식감으로 구성해 과일을 까먹는 재미를 느끼게 한 것이 바로 ‘마이구미 알맹이’ 제품”이라고 했다. 2021년 출시된 알맹이 시리즈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0만 봉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이 선임연구원은 “2021년 ‘몽키나나’ 제품 속 원숭이 모양 젤리는 에어레이션 젤리와 일반 젤리로 이중 식감을 살리고, 머리·몸통·꼬리에 각 바나나맛·딸기맛·요구르트맛 등 세 가지 맛을 담기도 했다”며 “실험적으로 만든 많은 제품들이 밑바탕이 돼 지금의 신제품이 나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젤리가 어린이들 간식보다는 전 연령대 소비자를 위한 디저트가 된 것 아니겠냐”며 “아이들을 위한 제품, 또 트렌드에 민감한 청소년을 겨냥한 제품, 그리고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과 건강을 따지는 성인 등 다양한 니즈에 맞춘 신제품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일명 ‘졸음깨는젤리’도 가능하지 않겠냐”며 “국내외 연구개발팀과 협업해 더 새롭고 맛있는 젤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