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형 주택에 관악세무서까지…주택공급 ‘속도전’ 나선 정부, 효과는 미지수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주택공급 절벽이 예고되면서 정부가 물량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만큼 블록 단위 중밀도 개발과 알짜 입지에 위치한 노후 공공청사 활용을 검토하는 등 공급 카드를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다만 대다수 수요자가 도심 아파트를 선호하는 만큼 시장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는 공급 대책이란 지적도 나온다.

8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추가 주택공급 대책 발표는 10일 이후, 이르면 이달 중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달 초 주택공급 전담 조직인 ‘주택공급추진본부’ 현판식에서 “1월 중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바로 대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7일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접 시행을 비롯해 공공기관 유휴부지, 노후 공공청사, 미사용 학교 용지 등을 활용해 도심 내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 핵심이다.

그러나 대대적인 공급 대책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정부는 조기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여기에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며 시장 불안은 커지는 분위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9195가구로, 지난해(4만2577가구)보다 31.4% 줄어들 전망이다. 직방도 올해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48%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주택공급 정책을 총괄하는 주택공급추진본부는 김이탁 국토부 1차관 주재로 ‘주택시장 및 공급대책 점검회의’를 격주로 열어 사업 추진 상황을 밀착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부지를 확보해 대단지 아파트를 짓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정부는 이른바 ‘틈새 공급’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곧 발표될 대책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관악세무서 부지가 개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공공청사로 기존 세무서 기능을 유지한 채 상부 공간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지하철 2호선과 신림선이 인접해 입지 경쟁력도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 성수동 경찰기마대 부지와 목동 출입국관리사무소 부지 역시 공공주택 개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옛 경찰기마대 부지는 성수역과 뚝섬역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정부는 이곳에 청년주택 약 4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목동 출입국관리사무소 부지에는 약 300가구 규모의 주택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가구·단독주택 밀집지를 블록 단위로 묶어 중밀도 주거를 공급하는 ‘도심 블록형 주택’ 모델도 이번 대책에 담길 것이란 전망이다. 단독·다세대 주택과 대단지 아파트의 중간 형태로, 타운하우스와 유사한 주거 유형이다. 장기간이 소요되는 대단지 아파트 정비사업 대신 비교적 빠르게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한 대안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공급 방식이 실수요자 기대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임대나 중저층 주거의 경우 전체 부지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대단지 아파트보다 가구당 크기가 작거나 편의시설도 갖춰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대다수 수요자는 국평 수준의 아파트를 선호하는데, 대안으로 공공임대나 중저층 주택만 제시하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도 유사한 정책이 추진됐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이번 대책 역시 실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도심 주택공급의 한계를 다시 확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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