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교육감, 학생인권조례 폐지 재의 요구…“중대한 위헌·위법 행위”

“대법원에 시의회 의결의 문제점을 담은 의견서 제출”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재의결한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서울시의회가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학생의 기본권 보호 체계를 전면 해체하는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라며 재의를 요구했다.

정 교육감은 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인권조례 폐지 의결은 학생과 교육공동체의 인권을 지우고 교육공동체를 편 가르는 나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헌법상 기본권 보장 의무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조례 폐지는 학생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준과 절차를 통째로 지우는 것”이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부여된 기본권 보장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반헌법적 조치”라고 말했다.

상위법 위반 소지도 지적했다. 그는 “폐지 조례안은 학생인권교육센터와 학생인권옹호관을 모두 폐지한다”며 “이는 지방의회의 조례 권한 범위를 넘어 교육감의 조직편성권과 행정기구 설치권을 침해하는 상위법 위반”이라고 했다. 대법원이 지방의회가 조례로 행정기구를 임의 폐지할 수 없다고 판시해 왔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재의결한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정 교육감은 학생인권 침해 구제·증진 기능을 없애는 것을 두고도 명백한 공익 침해라고 규정했다. 그는 “법령과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요구하는 학생 인권 보장 의무를 사실상 이행하기 어렵게 된다”며 “학생들이 권리 구제의 통로를 잃는 것이며, 이는 국제 기준에도 반하는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와 법원은 이미 학생인권조례의 정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며 “또한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침해나 학력 저하, 특정 이념 확산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없는 일방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대법원에 시의회 의결의 문제점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위원장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께도 학생 인권 보장과 교육공동체 보호의 필요성을 담은 서한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학생 인권 보호를 위해 2012년 제정됐다. 학생이 성별과 종교, 나이,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두발과 복장, 사생활의 자유 보장, 체벌과 강제노동 금지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학생인권조례로 학생 인권이 과도하게 강조되며 교권이 약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서울시의회는 2024년 4월 폐지안을 가결했다. 이에 반발한 서울특별시교육청이 무효확인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하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폐지가 유보된 상태다.

그러나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16일 주민청구 조례안 형식으로 다시 상정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사법적 판단이 진행 중인 사안을 다시 의결하면서 학생과 인권 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고, 일부 교사 단체는 조례 폐지를 지지하며 맞서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