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자동화율 70%·에너지 절감 60% 목표…농업 구조 전환 가속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데이터 기술을 융합해 농업을 미래 신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부의 중장기 연구개발(R&D) 청사진이 나왔다. 농업 생산과 유통, 서비스 전반을 디지털 기반으로 재설계해 노동력 감소와 기후위기, 생산성 한계라는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바이오·데이터 융합을 핵심으로 한 ‘차세대 농생명 연구개발(R&D) 전략로드맵’을 수립했다고 30일 밝혔다. 로드맵은 국정과제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중장기 R&D 전략으로, 스마트농업과 데이터 기반 농산업을 미래 성장 축으로 삼았다.
이번 로드맵의 핵심은 농업을 단순 1차 산업이 아닌 첨단 기술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정부는 농업·농촌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변화와 국가전략기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로봇 △수직농장 △모빌리티 △에너지 △우주·위성 △디지털육종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자교정 △농생명 신소재 △메디푸드 등 10대 전략기술 분야를 선정하고, 향후 5년간의 분야별 R&D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농업 로봇 분야에서는 노지·시설·축산 등 실제 환경에서 자율 작업이 가능한 ‘자가학습형 로봇 플랫폼’을 3종 이상 개발하고, 로봇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RaaS(Robot-as-a-Service) 모델을 5종 이상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주요 농작업 자동화율을 70% 이상, 로봇 작업·예측 정확도는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개별 농가의 높은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매 중심 방식에서 서비스 산업 중심 모델로 전환하는 전략도 함께 제시됐다.

수직농장과 에너지 분야에서는 AI 기반 재배환경 제어와 에너지·자원 효율화를 통해 물·에너지 사용량을 60% 이상 절감하고, 단지 단위 에너지 자립률을 70%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반 농작업 검증 체계를 구축해 개발비를 40%, 운영비를 30% 절감한다는 구체적인 성과 지표도 제시됐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디지털육종과 유전자교정,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집중 육성한다. AI 기반 육종 설계 자동화와 표현형·유전형 분석 플랫폼을 통해 품종 개발 기간을 50% 단축하고, AI 기반 예측 정확도는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는 기능성 검증 정확도 80% 확보와 산업화 후보소재 20종 이상 발굴을 추진한다.
이번 전략로드맵은 개별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다부처 협력과 분야 간 연계를 강화한 점도 특징이다. 로봇·모빌리티·에너지 등 융복합 분야에서는 산업부·과기부 등 관계 부처 및 출연연과 공동 연구 모델을 추진해 투자 효율성과 기술 파급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향후 신규 R&D 사업 기획 시 이번 로드맵을 우선 기준으로 활용하고, ‘제4차 농림식품과학기술 육성 종합계획(2025~2029)’과 연계해 이행 성과를 점검할 계획이다.
이시혜 농식품부 농산업혁신정책관은 “이번 전략로드맵은 AI와 데이터 기반으로 농업 전 주기를 재설계하고, 연구 성과가 산업과 서비스로 확산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했다”며 “로봇과 디지털육종, 유전자교정 등 핵심 분야에서 민간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실증·플랫폼 중심 R&D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