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화시장 매출 1조 넘었다⋯코로나19 이후 최저 기록 전망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등 일본영화 비롯한 외화 강세
흥행 상위 5위 내 한국영화, 조정석 주연 '좀비딸' 유일
3년간 탄생한 천만영화 無⋯관객 신뢰 회복 전략 필요

▲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 DB)

올해 영화시장 매출액이 ‘주토피아 2’, ‘아바타: 불과 재’ 등 외화 흥행에 힘입어 1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극장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2022년 이후로는 가장 낮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29일 본지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수치를 분석한 결과, 전날 기준 2025년 영화시장 누적 매출액은 1조3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했던 2020~2021년(각각 5104억 원, 5845억 원)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연도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22년 1조1602억 원 △2023년 1조2614억 원 △2024년 1조1945억 원으로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영화시장이 올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25년 한국 영화시장은 전반적으로 외화가 강세를 보인 해였다. 올해 박스오피스 1위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로 누적 관객 수 747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9년 전 개봉한 전작의 흥행 성적(470만 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2위는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다. 8월 개봉 이후 4개월 넘게 장기 상영되며 이른바 N차 관람 열풍을 일으켰다.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성우들이 내한하기도 했다. 누적 관객 수는 568만 명이다.

한국영화 가운데서는 조정석 주연의 ‘좀비딸’이 3위에 오르며 체면을 지켰다. 이 작품은 올해 흥행 상위 5위권 내 유일한 한국영화다.

이어 ‘F1 더 무비’, ‘아바타: 불과 재’가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10위권에는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야당’, ‘미키 17’, ‘어쩔 수 없다’ 등이 이름을 올렸다.

독립·예술영화 부문에서는 올해 2월 개봉한 국산 애니메이션 ‘퇴마록’이 누적 관객 수 50만 명을 동원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동명의 호러 게임을 원작으로 한 일본 영화 ‘8번 출구’로 제78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며 주목받았다. 이어 ‘서브스턴스’, ‘콘클라베’, ‘베베핀 극장판: 사라진 베베핀과 핑크퐁 대모험’이 5위권 내에 들었다.

10위권에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국산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를 비롯해 ‘모노노케 히메’, ‘국보’, ‘세계의 주인’, ‘플로우’ 등이 포함됐다.

올해 한국 영화시장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세 속에 외화들이 전반적인 흥행을 이끈 해로 평가된다. 특히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주토피아 2’ 개봉 전까지 연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이례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이 밖에도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8번 출구’, ‘모노노케 히메’, ‘국보’ 등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일본 실사 영화들이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아울러 올해는 3년 연속 천만 영화가 탄생하지 않은 해로 기록됐다. 2022년에는 ‘범죄도시 2’, ‘아바타: 물의 길’, 2023년에는 ‘서울의 봄’, ‘범죄도시 3’, 2024년에는 ‘파묘’, ‘범죄도시 4’가 각각 천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올해는 단 한 편도 천만 고지를 넘지 못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관객들의 선택 기준이 한층 더 까다로워진 만큼 한국영화 역시 기획 단계부터 이야기의 완성도와 차별성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단기 흥행에 의존하기보다 중장기적으로 관객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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