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일본 증시 전망은?⋯다카이치 효과·AI붐·기업개혁이 견인

日 토픽스, 올해 23% 상승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 앞을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일본 증시가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1년 사이 상승 흐름에 더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공격적인 재정 정책, 인공지능(AI) 붐, 기업 개혁 등이 추가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 “도쿄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토픽스가 도널드 트럼프발 관세 충격, 일본은행의 두 차례 금리 인상, 총리 전격 교체 등의 악재 속에서도 올해 약 23% 상승했다”면서 “이는 2022년 이후 S&P500 지수 대비 최대의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 증시 주요 지수들이 여러 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최근 상승세는 향후 추가 상승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우선 10월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규모 재정 확장 정책에 힘입어 건설·인프라·에너지 주가 내년에도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술의 초점이 물리적 AI로 옮겨가면서 로봇 제조업체도 유망하다. 고금리 덕분에 올해 최고의 성과를 냈던 은행주 역시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 오시키보 나오야는 블룸버그에 “다카이치의 성장 전략은 경제, 특히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도체, 인프라, 건설 기업 모두 추세적인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폴라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크리스 스미스는 다카이치의 전기요금 보조금과 현금 지원 정책은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유통·소비주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방 리스크도 있다. 스미스는 “공격적인 재정 정책은 엔화와 국채 금리에 압박 요인이 돼 왔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한 “다카이치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촉발된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이 격화될 경우,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목했다.

내년 예정된 기업지배구조코드 개정은 주주 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번 개정은 다카이치 총리가 해결 의지를 보였던 ‘방치된 유휴 현금’ 보유 기업들을 정조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폴라 캐피털의 스미스는 “금융청(FSA)과 도쿄증권거래소(TSE)가 대차대조표에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기업들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현금 부자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거나 성장을 위해 투자한다면 일본 주식은 더욱 매력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는 기업의 숨은 가치를 노리는 국내외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5년 일본의 행동주의 캠페인은 171건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빅테크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우려에도, AI와 데이터센터 수요는 내년에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AI 대표 수혜주 소프트뱅크그룹은 최근 몇 달간 주가가 부진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90% 상승한 수준이다.

오카산증권의 수석 전략가 오시모 리나는 “AI라는 테마는 계속 주목받겠지만, 주요 전장은 바뀌기 시작할 수 있다”면서 “로봇, 의료 기술 등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들이 내년 투자자들의 선호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령 로봇 업체 화낙은 이달 초 엔비디아와의 AI 협력을 발표한 이후 이미 20% 상승했다.

AI 관련주의 고평가 논란은 부담이다. 프랭클린템플턴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첸 숭 쿠는 “일본 증시가 이미 AI 섹터 비중이 높아진 만큼, 내년 AI 랠리는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면서 “AI는 자본 집약적이지만, 실질적 기회는 아직 먼 미래에 있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엔화는 연말 현재 달러 대비 예상보다 훨씬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와 종합상사 같은 수출주에 강력한 순풍이 되고 있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의 오시키보는 이러한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오시키보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이미 연 2회 인상이 시장에 반영돼 있어 엔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내년 이맘때에도 엔·달러 환율은 150~160엔 수준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대형 수출주가 2026년에도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다만 JP모건체이스의 니시하라 리에 등 전략가들은 “과도한 엔화 약세가 주식시장에 중대한 위험이 될 수 있다”며 “달러당 165엔이 실질 소득 성장의 손익분기점”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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