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 소득 3년 성과 발표⋯오세훈 "기본소득과 다른 미래지향적 소득보장 모델"

탈수급률 1.1%p 증가⋯필수재 소비 확대
근로소득 증가가구 2.8%p↑⋯영양상태 개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

서울시가 2022년 시범 도입한 디딤돌소득이 시행 3년 만에 수급가구의 소득 증가와 필수재 소비확대, 영양상태 개선 등을 이끌어냈다. 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토대로 내년까지 조사, 연구 및 평가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오전 10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서 “디딤돌소득은 무차별적으로 재원을 뿌리는 제도가 아닌 어려운 이웃에게 성장의 기회를 만드는 미래 지향적인 소득 보장 모델”이라며 “미래 세대의 빚이 아니라 희망을 돌려주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는 성장 기회뿐 아니라 노동·일자리 구조를 빠르게 바꾸며 불안도 안겨주고 있는 만큼 사회안전망이 충분한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이제 곧 성탄절인데 오늘의 논의가 도시의 가장 추운 곳에 계시는 분들과 변화의 문턱에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에게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서울 디딤돌소득은 대안적 소득보장정책으로 저소득 가구에 대해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제도다. 시범사업은 2022년 시작해 올해 6월 지급이 종료됐으나 시범사업의 정책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제도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까지 조사, 연구 및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시가 발표한 디딤돌소득 3차연도 종합 성과에 따르면 2차연도 대비 수급가구 탈수급률은 1.1%포인트(p), 근로소득 증가 가구는 2.8%포인트(p) 늘어났다. 식료품, 의료 등 필수재 소비지출이 늘고 영양상태 또한 1.3% 개선됐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대비 근로유인 촉진 효과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민 서울대 교수가 발표한 3차연도 성과 평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딤돌소득 수급가구의 월평균 가구소득이 비수급가구보다 25만 원 높았다. 이를 통해 교통비·식료품비 같은 필수재 지출이 늘었고, 정신건강 및 영양지수 개선으로 이어졌다.

다만 수급에 따른 소득효과로 지원 기간 전체에서 가구주의 평균 노동 공급이 10.4%포인트(p) 감소했으나, 이는 교육·훈련, 돌봄, 건강관리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활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비교 가구보다 지원 가구에서 교육훈련비·의료비를 더 많이 지출해 장기적으로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인적자원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포럼에는 202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로빈슨 교수는 "한국은 단순한 복지나 사회보험의 확장을 넘어 자산 배분과 사회적 이동성 회복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며 "서울시의 디딤돌소득이 현대 사회의 새로운 사회계약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서 제임스 로빈슨 교수,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왼쪽)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서울시)

이어진 특별대담에서는 오 시장이 AI시대로의 전환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등 전 세계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질문했다. 이에 로빈슨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준비가 미흡한 상황으로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기술과 산업은 항상 발전해 왔지만 그에 맞춰 사람이 할 새로운 일과 과제는 늘 있어왔다”며 “정부는 그 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사회 혁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며 한국은 충분히 그러한 역량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오늘 토론을 통해 ‘과연 우리 사회는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준비를 하고 있는가’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며 “지자체가 복지 제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서울시는 앞으로 중앙정부 차원의 역할을 제시하는 한편 지자체로써 필요한 준비도 충실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존이 아닌 역량을 키우는 복지, 어려울수록 두텁게 지원해 성장과 도전 기회를 주는 복지 모델임이 증명된 ‘디딤돌소득’은 미래 소득보장제도의 새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