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둔 생활을 했던 한 고립 청년의 고백에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서울시가 22일 개최한 ‘고립·은둔 청년 지원사업 성과보고회’는 이처럼 고립과 은둔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온 청년의 변화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고립·은둔 청년 지원사업이 청년의 고립도·우울감은 낮추고 경제적 자립도를 높이는 효과가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시는 서울시청에서 최근 1년간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지원사업’에 참여한 청년과 가족의 변화, 성장기를 공유하고 앞으로 정책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성과보고회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고립·은둔 청년과 가족, 학계, 현장 전문가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시는 이번 성과보고회가 단순한 정책 성과 나열이 아니라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해 온 서울시의 노력, 청년이 회복해 가는 여정을 보여주는 스토리 기반 전시 및 체험 콘텐츠로 구성했다.
서울시의 고립·은둔 청년 지원사업은 수치로 성과를 증명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김주희 서울청년기지개센터장에 따르면 올해 지원사업 신청자는 전년 대비 254% 폭증한 4681명에 달했다. 프로그램 참여 후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도는 13% 감소했고, 우울감은 21.7% 낮아졌다. 반면 사회적 지지감과 자기효능감은 상승하며 고립·은둔 청년 사회 복귀의 밑거름이 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정서적 회복이 경제적 자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설문 응답자 239명 가운데 56%가 취업 등 경제 활동을 시작했고, 74%는 직업 훈련과 교육에 참여하며 진로를 모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또 다른 청년은 “취업을 목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 살려고 발버둥 치며 나왔는데 마음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니 기회가 닿아 취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청년들과 ‘반려식물 만들기’를 함께하며 고립·은둔 청년과 소통했다. 이어진 토크 콘서트에서 오 시장은 “고립과 은둔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며칠 전 관악구 상담소에서 만난 한 청년이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아 줘서 위안을 받았다’고 하더라. 어려운 사람일수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고립 청년 부모는 “반려식물을 키우듯 아이가 꽃을 피울 때까지 물을 주며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함을 배웠다”고 행사 참여 소회를 밝혔다. 오 시장은 “당사자보다 더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부모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서울시가 청년에게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했다.
시는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지원 체계를 고도화한다. 우선 청년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사회 진입을 연습할 수 있는 ‘기지개 컴퍼니(모의 직장)’와 같은 프로그램을 신설해 ‘안전한 실패 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기지개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청년이 완충 지대에서 사회 진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우며 자치구별 권역센터도 확충해 밀착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이런 성과 변화를 공유할 기회를 만들어 줘 고립 청년과 부모님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오늘 용기 내어 세상 밖으로 나온 청년들이 또 다른 고립 청년들에게 변화의 촉진제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