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과도한 직책 욕심에 독립성 훼손 우려
월러 현 연준 이사 새롭게 부상
트럼프 “몇 주 안에 지명자 발표”

미국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인선을 놓고 워싱턴 D.C. 정가와 월가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까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유일한 유력 후보로 검토해 온 가운데 월가를 중심으로 다른 후보를 밀려는 압박이 노골적으로 커지며 인선 과정이 각 후보 지지세력 간의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WSJ는 월가에서 해싯이 아닌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밀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금융계 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해싯 위원장이 대통령과 지나치게 가깝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그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상태다. 반면 행정부 쪽에서는 이러한 월가의 움직임이 과도한 압박이라고 생각해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WSJ는 워시 전 이사가 연준 의장직에 과도하게 의욕을 보여 향후 연준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워시 전 이사의 기준금리 인하·대차대조표 축소 주장이 그의 진짜 경제관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춘 정치적 메시지인지 의심하고 있다.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입장이 수시로 변하는 인물이 차기 연준 의장이 되면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해싯 위원장과 워시 전 이사 외에도 크리스토퍼 윌러 현 연준 이사 역시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한 민간 콘퍼런스에서 기업인 81%가 “월러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선호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금융시장에 영향력이 큰 릭 리더 블랙록 선임 매니징파트너 겸 글로벌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다음 주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면접을 볼 예정이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8년 전 스티븐 므누신 당시 재무장관이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추천한 것에 대해 지금까지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스콧 베선트 현 재무장관 등 핵심 참모들은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이 연준 의장 지명 과정에서 월가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누가 연준 의장이 되더라도 금리를 1%까지 내리길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를 향후 몇 주 안에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