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여력에도 1450억 CPS…오름테라퓨틱의 ‘선제적 베팅’

1년 이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 ‘1500억’
자금으로 R&D‧운영 인프라 함께 확장 계획
파이프라인 2개…외부에서 물질 도입 시선도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오름테라퓨틱이 1450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회사가 보유한 유동자산이 약 15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에 맞먹는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운영자금 확보를 넘어선 전략적 자금 조달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오름테라퓨틱에 따르면 회사는 1450억 원 규모의 CPS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KB인베스트먼트가 리드했으며 IMM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 스타셋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투자자들이 후속 투자에 나섰다. 신규 투자자로는 미국 보스턴 기반 글로벌 자산운용사 와이스자산운용을 비롯해 한국투자파트너스, DSC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에이온인베스트먼트, 데일리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두고 오름테라퓨틱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는 자금 유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바이오기업의 증자는 현금 소진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인 경우가 많지만 오름테라퓨틱은 이미 상당한 현금 여력을 확보한 상태다. 올해 3분기 기준 오름테라퓨틱의 유동자산은 1496억 원이다. 그럼에도 대규모 증자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회사가 임상 진입 이후를 대비한 공격적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 A는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개발 비용은 상당히 높다. 전임상 단계에서 임상시험 물질 생산과 독성 시험, 운영비 포함 한 라운드 진행하는 데만 약 200억 원이 소요되고 임상에 진입하면 물질 하나당 연간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파이프라인을 임상 단계로 끌어올린다고 가정하면 현재 보유 현금과 이번 투자금을 합쳐도 결코 과도한 규모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름테라퓨틱이 보유한 DAC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서 진화한 개념이다. 세포 독성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특정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페이로드를 항체에 결합하는 기술이다. 타깃과 페이로드를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어 내부 개발은 물론 외부 자산과의 결합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장도 가능하다.

벤처캐피탈(VC) 관계자 B 역시 “오름테라퓨틱은 구조적으로 현금 소진이 큰 기업이다. 향후 여러 개의 임상시험계획(IND)을 동시에 추진하고 신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려면 최소 2~3년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하다”며 “주가와 시장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좋을 때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금에 대해 ORM-1153을 포함한 기존 파이프라인의 개발 가속화와 함께 GSPT1 외 신규 페이로드 클래스 개발, 추가 표적 DAC 프로그램 확보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택성과 효능을 고려한 합리적인 페이로드 설계를 바탕으로 연구개발(R&D)뿐 아니라 운영 인프라까지 함께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자금 조달이 외부 자산 도입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오름테라퓨틱의 파이프라인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버텍스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한 것을 제외하면 급성골수성백혈병 후보물질 ‘ORM-1153’과 소세포폐암 후보물질 ‘ORM-1023’ 뿐이다. 미국에서 임상 1상 중이던 ‘ORM-5029’는 중대한 이상사례(SAE)로 자진 철회했다.

A 관계자는 “DAC 플랫폼 하나에만 의존할 경우 임상 결과에 따라 회사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임상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를 대비해 외부 페이로드나 항체 자산을 도입해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전략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B 관계자는 “상장 당시 오름테라퓨틱의 주요 파이프라인을 기술수출한 이후 무엇을 사업화할 수 있느냐에 대한 시장의 질문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신규 파이프라인을 직접 개발할지, 외부에서 도입할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구성 역시 눈길을 끈다. 국내 주요 VC는 물론 글로벌 자산운용사까지 참여했다. A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증자에 메이저 VC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회사의 기술과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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