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히어 단독요법, 기존 표준요법인 항암화학요법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 35% 감소

한국애브비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엘라히어™’(성분명 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허가는 이전에 한 가지에서 세 가지의 전신 요법을 받은 적이 있고, 엽산 수용체 알파(FRα) 양성이면서 백금기반 화학요법에 저항성이 있는 고등급 장액성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또는 원발성 복막암 성인 환자에 대한 엘라히어 단독요법이다.
난소암은 난소와 주변 나팔관, 복막 등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10명 중 7명은 암이 진행된 3기 이상으로 진단된다.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1차 치료는 수술과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중심으로 이뤄지나 첫 치료 후 70%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며, 치료를 반복할수록 백금계 약물에 내성이 생겨 5명 중 1명은 ‘백금저항성난소암’으로 발전한다. 국내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은 65.8%로, 유방암(94.3%)이나 자궁체부암(89%) 등 다른 여성암과 비교해 30%포인트 가까이 낮은 실정이다.
엘라히어는 FRα양성인 난소암 치료에 최초이자(first-in-class) 유일하게 승인된 ADC로, 백금저항성난소암 치료에 약 10년만에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다. 종양 세포 표면 FRα 수용체에 결합해 강력한 세포독성 물질을 방출하여 암세포를 사멸하고, 주변 암세포까지 제거하는 기전으로 백금저항성난소암 치료에서 처음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전체 생존 개선을 확인하는 등 임상적 유의성이 관찰됐다. 난소암 환자의 약 35~40%가 FRα양성에 속한다.
실제 허가의 기반이 된 3상 임상(MIRASOL) 연구 결과, 엘라히어는 FRα 양성이며 이전에 최대 3가지 치료 경험이 있는 백금저항성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표준요법인 비(非) 백금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5%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엘라히어 치료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5.62개월로 대조군(3.98개월) 대비 개선됐다. 객관적 반응률 역시 42.3%로 대조군(15.9%)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엘라히어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6.46개월이었던 반면 대조군은 12.75개월로 나타나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으며, 사망 위험 또한 33% 감소했다. 엘라히어와 관련한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모든 등급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엘라히어 치료군 96.3%, 대조군 93.7%이었다.
이런 임상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미국 NCCN 가이드라인은 FRα 양성 백금저항성난소암 환자의 치료로 엘라히어를 선호요법(preferred regimen)이자 카테고리 1(Category 1)로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한부인종양학회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가장 높은 근거 수준(Level I)과 권고 등급(Grade A)으로 엘라히어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김재원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3상 연구를 통해 FRα 양성 환자에서 무진행 생존기간의 연장뿐 아니라 전체 생존율 개선을 입증했고,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대조군과의 전체 생존 곡선 차이가 점차 벌어지며 치료 효과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강지호 한국애브비 의학부 전무는 “이번 허가로 미충족 수요가 컸던 백금저항성난소암 환자들에게 ADC 치료제의 혁신적인 치료 혜택을 처음으로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엘라히어는 2022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 승인을 받은 데 이어 2024년 3월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1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난소암 영역에서 생존 개선 효과를 인정받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