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가려움·염증 50% 줄였다…프로폴리스, ‘면역 과민 반응’ 첫 입증

농진청, 프로폴리스 면역 기능 개선 연구
면역세포 직접 조절 확인…동물·인체 적용시험까지 단계별 검증
건기식 기능성 확대 추진…양봉산업 신시장 열리나

▲방혜선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프로폴리스 추출물’ 아토피 등 면역 과민 반응 완화 효과 구명 브리핑을 열고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노승길 기자)

프로폴리스 추출물이 아토피성 피부염의 핵심 증상인 가려움과 염증을 절반 가까이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처음으로 입증됐다. 면역세포에 직접 작용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기전이 빅데이터 분석부터 세포·동물실험, 인체 적용시험까지 단계적으로 검증되면서, 기존 항산화·구강 항균에 머물렀던 프로폴리스의 기능성이 ‘면역 과민 반응 완화’로 확장될 가능성이 열렸다.

농촌진흥청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프로폴리스 추출물이 면역세포 조절에 직접 작용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식물에서 채취한 수지 성분에 분비물을 섞어 만든 천연물질로, 그동안 항산화·항균·항염 효능이 알려져 왔다. 농진청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연세대학교, 가천대학교, 분당차병원과 함께 프로폴리스의 면역조절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프로폴리스 주요 성분 12종이 아토피성 피부염과 관련된 203개 생물학적 과정에 관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이들 성분은 면역 과민 반응을 유발하는 핵심 유전자 인터루킨(IL)-4·5·13과도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였다.

세포실험에서는 면역 과민 반응, 면역 증진, 관절 건강, 잇몸 건강, 장 건강 등 5개 기능성 항목을 비교한 결과, 프로폴리스 추출물이 면역 과민 반응 조절에서 가장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이어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유발한 쥐에 프로폴리스 추출물을 4주간 투여한 결과 증상이 50% 완화됐고, 긁는 횟수는 28회에서 15회로 줄었다. 경피 수분 손실량과 귀 두께도 각각 50% 감소했다.

면역 기전 분석에서는 프로폴리스 추출물이 면역세포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인터페론 감마(IFN-γ)와 인터루킨 4·17의 분비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직접적으로 조절한다는 의미다.

▲농촌진흥청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프로폴리스 추출물이 면역세포 조절에 직접 작용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프로폴리스 연구 개요와 관련 물품. (노승길 기자)

눈에 띄는 점은 인체 적용시험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농진청이 아동과 성인 66명을 대상으로 12주간 프로폴리스 추출물을 섭취하게 한 결과, 면역 과민 반응을 유발하는 IL-4와 IL-13의 mRNA 발현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염증 반응 지표인 혈청 호산구양이온단백질(ECP) 수치도 12% 낮아져 사람에서도 면역 과민 반응 완화 효과가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현재 프로폴리스 추출물은 건강기능식품에서 항산화와 구강 항균 작용만 기능성으로 인정되고 있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면역 과민 반응 완화’를 새로운 기능성으로 추가하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이번 성과가 산업화로 이어질 경우 프로폴리스 생산 확대에 따른 농업 부문 생산유발 효과 36억 원, 면역 기능 개선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대에 따른 농업 외 부문 효과 116억 원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면역 기능 개선 시장 규모가 1조1600억 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양봉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방혜선 농진청 농업생물부장은 “면역 기능 개선 시장에 신규 소재가 도입되면 산업 전반의 성장과 신시장 창출, 양봉농가의 부가 소득 증대는 물론 국민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봉산물 효과의 과학적 구명과 건강기능식품 소재화,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양봉농가 소득 증대와 국민 건강 증진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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