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공조 시장 공략 전초기지
‘글로벌 사우스’ 전략 실행 본격화

LG전자가 베트남 다낭에 냉난방공조(HVAC) 사업 확대를 위한 거점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선다. HVAC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키우는 동시에 남반구 신흥국을 겨냥한 ‘글로벌 사우스’ 전략을 한층 구체화하는 행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초 베트남 다낭 탄케 지역에 ‘LG HVAC 아카데미 다낭’을 공식 개관했다. 다낭은 베트남 중부 최대 상업·관광 도시로, 호텔·리조트와 상업시설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LG전자는 이곳을 동남아 HVAC 사업 확장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문을 연 다낭 HVAC 아카데미는 기존 대비 공간을 대폭 확장하고 기능을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교육·체험 공간을 유기적으로 구성해 파트너사와 기술 인력, 고객이 한곳에서 제품과 솔루션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 컬렉션’ 전시를 새롭게 포함해 브랜드 경험 요소도 강화했다.
아카데미에서는 주거·상업·산업용 공조 전반에 대한 설치·유지관리 교육이 이뤄진다. △대용량 시스템 에어컨(VRF) △하이드로 키트 △호텔존 △아파트존 △발코니 솔루션 △산업용 공조 △인버터스크롤(ISC) 칠러 △설비통합관제(BECON) 솔루션 등 LG전자의 최신 HVAC 포트폴리오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실습 중심 교육을 통해 현지 엔지니어와 파트너사의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고,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도 맡는다.
LG전자는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를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핵심축으로 보고 있다. 신흥국은 도시화와 관광·산업 인프라 확대로 공조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성이 높다.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교육·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전 세계 각지로 HVAC 아카데미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3월 중국 선전에서 아카데미를 개관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보스턴, 대만 타이베이, 인도 첸나이·콜카타, 프랑스 리옹 등에도 신설했다.
아카데미에서는 주거·상업용 냉난방 시스템, 고효율 칠러 등 여러 공조 제품 설치와 유지관리 교육을 진행한다. LG전자는 HVAC 아카데미를 통해 매년 약 3만여 명의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또 현지 사업을 확대하는 중추 역할도 한다. 현지 설치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포럼과 고객사 초청 세미나 등을 통해 지역 기업간거래(B2B) 핵심 관계자들과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LG전자는 HVAC 사업에서 글로벌사우스 시장을 중심으로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5월에는 인도,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7개국 HVAC 컨설턴트를 국내로 초청해 교육을 진행했으며, 7월에도 파나마에서 중남미 컨설턴트 30여 명을 대상으로 지역별 고효율 냉방·난방 수요와 스마트 HVAC 기술 적용 방안을 논의했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UAE 정부 산하 기관인 엑스포시티 두바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현지에 조성 중인 3.5㎢ 규모 스마트시티에 첨단 HVAC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HVAC 사업 매출 2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