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와 고물가 여파 속에 2030세대의 지갑 사정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벌이는 시원찮은데 월세와 대출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저축이나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윳돈'이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흑자액은 124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어든 수치로, 2030세대의 흑자액이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 이후 3년 만이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주의 흑자액(143만7000원)이 12.2%나 증가하며 살림살이가 나아진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흑자액은 소득에서 세금과 의식주 비용 등을 뺀 금액으로, 가계의 실질적인 경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청년층의 빈곤화는 소득 정체와 고정비용 급증이 맞물린 '이중고' 탓이다. 3분기 39세 이하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03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 증가율로,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가계 소득의 핵심인 근로소득(377만1000원)은 0.9% 뒷걸음질 치며 5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고, 사업소득 역시 3년 연속 줄었다.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이전소득이 늘지 않았다면 소득 감소 폭은 더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은 가파르게 늘었다. 소비지출은 3.1% 증가했는데, 주거비와 이자 비용이 10% 이상 늘어서다.
월세 등 실제 주거비 지출은 11.9% 급증하며 전체 가구 평균 증가율(2.2%)의 5배를 웃돌았고, 이자 비용 역시 23.4%나 폭등해 전체 평균(14.3%)을 크게 상회했다.
이러한 현상은 '일자리 밖'으로 밀려난 청년층이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실직했거나 취업 준비, 혹은 쉬고 있는 2030세대는 159만 명에 육박해 1년 전보다 약 3만 명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