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문턱에 멈춰 선 2030…‘일하지 않는 청년’ 160만명 눈앞

첫 취업 지연에 실업·쉬었음·취업준비 동시 확대
고용 불안, 30대 초반까지 확산…정부 맞춤형 대응 검토

▲2024 희망·행복·미래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실직 상태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별다른 활동 없이 쉬고 있는 이른바 ‘일자리 밖’ 20·30대가 지난달 16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첫 취업 시기가 늦어지면서 고용 애로가 30대까지 번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에 해당하는 20∼39세 인구는 158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만8000명 늘어난 규모로,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 1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다.

전체 2030세대 인구(1253만5000명) 가운데 ‘일자리 밖’ 인구 비중은 12.7%로, 역시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경력직·수시 채용이 확대되면서 청년층의 첫 취업 진입이 늦어지고, 이 여파가 30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30세대 실업자는 35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2000명 증가했다. 11월 기준 실업자 수는 2021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하다가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고 ‘그냥 쉬는’ 2030세대는 71만9000명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취업준비자는 51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정규 교육기관 외 학원·기관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인원은 13만3000명, 그 외 취업준비자는 37만8000명이었다.

특히 30대 초반에서 고용 불안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30∼34세 가운데 ‘실업자·쉬었음·취업준비자’는 3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000명 늘었다. 해당 연령대 인구 대비 비중도 10.6%로, 2021년 이후 다시 10%대를 넘어섰다.

30대 전체로 보면 ‘일자리 밖’ 인구는 62만명으로 1년 새 4만5000명 증가했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31만4000명으로 11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실업자(16만4000명)와 취업준비자(14만2000명)도 최근 수년 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인구가 늘고 있는 세대임에도 일자리 이탈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에서 구조적 우려가 제기된다.

20대 후반(25∼29세)은 여전히 고용 여건이 가장 취약했다. 지난달 ‘일자리 밖’ 인구는 6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5000명 늘었고, 인구 대비 비중도 18.7%로 높았다. 다만 20대 초반(20∼24세)은 34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2000명 줄어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취업 역량 강화와 노동시장 진입 촉진을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취업 의사와 직장 경험 여부 등을 기준으로 차별화된 지원책을 내년 1분기 중 마련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30대 고용률은 역대 최고인 상황이므로 한축만 보고 고용 여건을 진단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부처와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 놓고 고민하는 과정으로, 맞춤형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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