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가 '미분양 무덤'이란 오명 벗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던 빈집이 최근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미분양 문제가 해소되고 주택가격 오름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 미분양 주택은 10월 말 기준 7568가구로 한 달 새 11.4%(969가구) 감소했다. 최근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2022년 7월(7523가구)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올해 5월 3844가구까지 치솟았다가 5개월 연속 감소하며 3394가구로 줄었다.
대구는 2021년 중반만 해도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으나 이후 빠르게 증가하면서 미분양 무덤으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부터 2021년 7월까지 1000가구 미만을 유지한 기간이 적지 않고 많을 때도 1300~1800가구 수준이었다. 2021년 3월은 153가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1년 8월 2365가구로 2000가구를 넘은 뒤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2022년 1월(3678가구)과 2월(4561가구) 각각 3000가구, 4000가구를 돌파한 데 이어 3월(6572가구) 단숨에 6000가구를 넘어섰다. 같은 해 9월에는 1만 가구(1만539) 이상이 됐고 다음 해인 2023년 2월 1만4000가구(1만3987가구)에 육박했다.
이때를 정점으로 줄어들기는 했으나 지난해 7월까지 1만 가구가량이 쌓여 있었다. 이후 8000가구대로 내려왔다가 올해 2월 다시 9000가구 이상으로 늘었다.

대규모 공급이 쌓인 게 대구 미분양의 결정적 배경이다. 2016년과 2017년 총 9818가구였던 대구의 신규 분양은 2018년 1만6013가구로 급증했고 그 뒤로도 3년 동안 매년 2만 가구씩 쏟아졌다. 2019년은 1만9283가구, 2020년과 2021년은 각각 2만2599가구, 1만8936가구가 나왔다. 2022년도 8612가구로 적지 않은 물량이 공급됐다.
대구 미분양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최근 3년 정도 추가 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3년은 분양이 없었고 지난해는 2771가구, 올해는 1558가구(10월 기준)만 분양했다. 여기에 대구 내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회복 조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수성구는 오름폭이 크지는 않으나 10월 둘째 주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구도 비슷한 흐름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대규모 입주나 분양이 없고 향후 공급도 순증 가구 수가 적은 재건축 위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분양 해소 국면에 들어갔고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이 해소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흐름은 수요자들의 심리 개선에도 긍정적"이라며 "내년에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