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교육감 “수능 절대평가 전환하고 2040년엔 폐지하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형 대입 제도’를 발표하고 있다. (강문정 기자 kangmj@)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028학년도부터 수도권 대학에 적용되는 정시 30~40% 비율을 폐지하고, 2033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한 후 2040학년도에는 수능을 폐지하는 단계별 대입제도 개편안을 제안했다.

정 교육감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미래형 대입 제도’를 발표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과도한 입시경쟁, 고교학점제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현장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대입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 교육감은 “2028학년도 대입 제도와 내신 평가는 학생의 과목 선택을 왜곡하고 성장 중심의 수업과 평가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고교학점제와 대입 제도의 엇박자를 바로잡고 고교·대학 간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개편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이 제안한 대입제도 개편안은 2028학년도, 2033학년도, 2040학년도 3단계 로드맵으로 구성됐다.

현 고1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에서는 수도권 대학에 적용되는 정시 모집 수능 위주 전형 30~40%의 비율 권고를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시가 수능 준비를 위한 고교생의 학업 중단뿐 아니라 N수생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다.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반영해 진로·융합 선택과목의 내신 평가를 절대평가로 즉시 전환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 수시모집에서 자사고, 외고 등의 지원 자격을 제한하는 지역 균형 선발 전형을 확대해 지역별 우수 인재 선발의 균형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제안한 ‘미래형 대입 제도’ 로드맵. (제공=서울시교육청)

현 초5가 치르게 되는 2033학년도 대입에서는 내신과 수능을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서·논술형 평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입 전형은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전면 개편한다.

정 교육감은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과 관련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서·논술형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며 “시도별 센터를 구축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총괄센터를 두어 전국적 교육과정·평가 관리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고교 학령인구가 올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2040학년도에는 수능 전면 폐지를 제안했다. 고교학점제와 성취평가제가 안착한 상황을 전제로 학생 성장 이력 중심의 선발체계를 정착시키고, 고교 교육과정 기반의 대학 자율 선발권을 보장하는 방향이다.

자사고·외고·국제고를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일반고로 전환하자는 제안도 포함됐다. 정 교육감은 “일반고는 학생 수 감소로 학급당 학생 수가 줄었지만 자사고는 여전히 기존 기준인 35명을 유지하고 있다”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부담을 특목·자사고도 함께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개편안을 국가교육위원회에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과정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을 가진 국교위에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며 “국교위에서 내년 2월까지 고교학점제 개편에 관한 결정을 할 텐데 그에 맞춰 대학 입시 제도도 논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정 교육감은 “이 제안이 단순히 하나의 주장으로 끝나지 않도록 국교위와 교육부, 대학,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범사회적 거버넌스 구축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대학 입시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의 최종 단계가 아니라 성장의 길을 여는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