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084억 달러 인수 제안
트럼프 사위도 파라마운트에 자금 지원
정치·자본·콘텐츠 뒤엉킨 초대형 전쟁

넷플릭스가 인수하기로 합의한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워너브러더스)에 대해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파라마운트)가 8일(현지시간)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입 의사를 내비친 데 이어 그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까지 참전했다. 100년 역사의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를 둘러싼 쟁탈전이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뒤얽히며 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CNBC방송에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이날 워너브러더스 주요 주주들에게 총 1084억 달러(약 160조 원) 규모의 적대적 인수를 제안하기 시작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30달러로 지난주 워너브러더스가 거부했던 조건과 동일하다. 워너브러더스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이사회는 10영업일 이내에 주주들에게 입장을 밝히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5일 워너브러더스를 72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가격은 27.75달러였다. 부채를 포함하면 827억 달러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HBO, 스트리밍 사업만 인수하려는 반면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 전체 회사를 대상으로 한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넷플릭스보다 180억 달러 더 많은 현금을 주주에게 제공한다”면서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은 회사 전체에 대한 우리의 우월한 전액 현금 제안을 검토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엘리슨 가문과 중동 국부펀드, 사모펀드 레드버드캐피털파트너스 및 어피니티파트너스 등이 파라마운트에 자금을 대기로 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아폴로가 대출을 제공한다.
파라마운트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설립자의 아들이다. 또한 어피니티파트너스는 쿠슈너가 운영하고 있다. 한때 참여 예정이던 중국 텐센트는 빠졌다.
미국 미디어업계의 대형 재편은 파라마운트의 견제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의중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최종 결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라마운트 제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넷플릭스나 파라마운트가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차지하게 될지 봐야 한다”며 “둘 중 누구도 나와 특별히 친한 친구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개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라마운트는 미국 3대 방송망 중 하나인 CBS를 보유했다. 또 워너브러더스는 CNN방송을 갖고 있다.
넷플릭스는 일자리 보호를 앞세워 맞서고 있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파라마운트가 오늘 언급한 제안에서 60억 달러 규모의 시너지 효과를 이야기했는데 시너지는 일자리 감축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일자리를 줄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피력했다.
양측의 경쟁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케터의 로스 베네스 애널리스트는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넷플릭스가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많은 변수가 있고, 파라마운트는 주주·규제당국·정치인을 상대로 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