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구리, 금 뛰어넘는 ‘핫메탈’ 부상…韓ETF도 ‘고공행진’

금값, 횡보세 보이는 동안
은 11%·구리 9% 각각 급등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탄탄한 산업 수요에 장기 강세 전망

▲은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투자자들이 금에 이어 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속시장의 스포트라이트가 은과 구리로 옮겨가고 있다.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글로벌 금속시장의 자금 흐름이 은과 구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인공지능(AI)·반도체·전기자동차·청정에너지로 대표되는 산업 전환이 실물 수요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은과 구리는 ‘대체 투자 자산’을 넘어 ‘전략 산업 금속’으로 각광 받고 있다. 기관과 개인투자자 모두 신고가 랠리에 올라타기 위한 포지션 구축에 나서며 시장 열기도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의 은과 구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인기도 하늘을 찌를 듯 치솟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값은 10월 20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후 대체로 횡보했지만, 은과 구리는 그 사이 빈 공간을 파고들며 잇따라 신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은은 같은 기간 11% 이상 급등했고 구리도 9% 가까이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 가격은 5일 장중 59.33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올해 전체 흐름으로 보면 은의 상승 폭은 더욱 도드라진다. 금값이 올 들어 약 60% 오른 반면 은값은 연초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는 영국 런던 시장에서의 역사적 공급 부족, 인도발 실물 수요 급증, 은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세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구리 가격도 5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톤)당 1만1705달러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구리 가격은 올 들어 지금까지 32% 이상 상승했다.

국내에 상장된 은·구리 ETF 역시 금 ETF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8일 기준 최근 한 달간 KODEX 은선물 ETF는 국내 전체 ETF 상승률 상위 4위, 원자재 ETF 상위 1위를 각각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COMEX에서 거래되는 최근 월물 은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S&P CSCI 은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있다.

시장은 두 금속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관 및 개인투자자는 공급 부족, 전기화 및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확대에 따른 은·구리 수요 증가 기대감 속에서 사상 최고가 랠리에 대비해 포지션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금속의 옵션 내재 변동성과 거래량도 뚜렷하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은·구리 모두 단기 조정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구조적 강세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렉 샤레노 태평양투자운용(PIMCO)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0% 또는 15%의 조정폭을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 강세 흐름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맥스 레이튼 등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견실한 투자수요, 실물재고 부족 등으로 앞으로 3개월 안에 은값이 온스당 62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이들은 구리 가격에 대해서는 미국 관세와 산업 수요 등을 이유로 내년 2분기 평균 t당 1만3000달러 선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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