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영어 영역이 매우 어렵게 출제된 것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절대평가임에도 1등급 비율이 3%대로 추락하며 평가원 내부에서도 난도 조절 실패를 인정한 것이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영어영역은 교육과정의 학습 정도를 평가하는 절대평가 취지에 맞는 난이도를 목표로 했으나, 당초 취지와 의도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며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가장 낮았다.
오 원장은 국어 역시 의도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인정했다. 그는 “국어·영어는 문항 출제 및 검토 과정에서 점검했던 수준보다 난도가 높게 나타났다”며 “반면 수학·사회탐구·과학탐구는 난이도와 변별도 측면에서 출제 의도와 대체로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은 만점자가 단 5명에 그칠 정도로 ‘역대급 불수능’이었다. 만점자 중 재학생은 4명, 졸업생은 1명이며, 탐구 영역 선택은 사회탐구 1명·과학탐구 4명으로 집계됐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지난해보다 상승했고,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이었으나 만점자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었다.
시험 직후 논란이 불거졌던 ‘컴퓨터 사인펜 번짐’ 문제에 대해서도 평가원은 “수험생 불이익이 없도록 모든 답안지를 육안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인펜 번짐 관련 이의신청은 1만2822건 접수됐으며, 중복 확인 등을 거쳐 82건의 답안지를 최종 점검했다.
오 원장은 “학교 현장과 국민들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내년 출제에서는 절대평가 취지에 맞는 영어 난이도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