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무기한 아사 단식 돌입⋯‘아사 직전’ 홈플러스 앞날 캄캄[현장]

1일 노조 지도부 3명, 아사 단식 돌입
마트노조 “정부가 개입하라” 거듭 촉구
홈플러스 본입찰 참여 0곳⋯청산 가능성↑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지도부 3명이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문현호 기자 m2h@)

홈플러스 매각 작업이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기업회생의 불씨가 점점 꺼지는 모습이다. 인수후보로 언급된 기업들마저 본입찰에서 발을 빼면서 최종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매각 실패 가능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결국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며 목숨 건 투쟁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는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지도부 3명이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미 해당 지도부 3명은 지난달 8일부터 단식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는 입점업체에 대금 지급을 지연하고, 세금과 전기요금 체납이 눈덩이처럼 쌓이며 자금난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12월부터는 임금 지급까지 불투명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간으로 더 이상 미룰 시간조차도 없다”며 “정부가 책임 있는 결단으로 응답해달라”고 정부를 향해 호소했다.

3월 4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는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해 청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마감한 홈플러스 인수 본입찰에 제안서를 낸 업체가 없어, 매각 작업은 올스톱 된 상태다. 앞서 예비 인수자로 인공지능(AI) 유통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업체 스노마드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예비실사를 거쳤지만, 이들 모두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회사 규모나 자금 조달 능력에 의문이 제기돼 실제 인수 능력이 낮다고 봤는데, 현실이 된 것이다. 홈플러스 노조도 두 회사의 실제 경영 능력과 인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우려를 내놓으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해왔다. 정치권이 또 다른 해결사로 꼽은 농협마저 홈플러스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본입찰 무산에 따라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인 29일까지 추가 입찰제안서를 받을 계획이다. 그럼에도 홈플러스가 끝내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청산할 경우 약 1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전망이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지도부 3명이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문현호 기자 m2h@)

운영 재정도 사실상 바닥난 모습이다. 홈플러스는 최근 일부 입점매장 점주들에게 대금 정산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3월 기업회생 신청 당일에도 대금 지급이 지연됐고, 이후 일부 납품사들에게 물건 값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현재 각 점포별 전기세를 비롯해 각종 세금 미납액도 약 92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문제 해결은 새로운 인수 주체가 나오는 것 뿐"이라면서 "막대한 부채를 안은 오프라인 유통사를 품을 곳은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노조의 정부 개입 요구에 진보정당만이 적극적인 상황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공동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사태 해결과 정부 개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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