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 두들겨보고 건너는 것처럼 투자 과정 엄격 관리
투자 윤리 강조하는 조직 문화…모럴해저드도 유의
스톤브릿지벤처스와 협업…소수지분 투자 통한 성장 지원

국내 사모펀드(PEF) 업계는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도입 20년을 맞은 만큼 1세대 창업자의 뒤를 잇는 1970~1980년대생을 중심으로 한 2세대 인력들이 전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PEF 특성상 펀드 운용이 5~10년 정도 되는 만큼 그 뒷세대들을 키우는 것에도 집중하고 있다.
2008년 설립된 스톤브릿지캐피탈의 현재 주축은 현승윤 대표다. 1972년생인 현 대표는 스톤브릿지캐피탈의 지분 25%를 확보하면서, 스톤브릿지캐피탈의 2세대 경영이 본격화됐다. 의사결정 구조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일부 파트너의 결정에만 의존했지만, 집행위원회(Executive Committee)를 도입해 상무급 이상 7명이 논의 과정을 거쳐 회사 운영 및 투자 관련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이한수 스톤브릿지캐피탈 상무는 "EC 구성원들은 핵심운용인력으로서 블라인드 펀드에도 직접 출자를 병행함으로써 주인의식을 고취하고 있다"며 "또한, 2년 전부터 정량화된 인사평가시스템을 도입해 고성과자가 성과 배분 및 승진 등에 있어서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엄격히 평가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하향 평가 외 상향 평가도 같이 진행하는 360도 다면평가 제도를 도입하여 실무자의 의견이 수렴된 공정한 인사평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와 함께 인터뷰에 참여한 전필경 이사와 이태우 차장은 "임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도록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어, 주간회의나 투심위에서 직책에 상관없이 본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의 임직원은 총 22명이다. 이중 펀드 결성 및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12명, 포트폴리오 관리 지원 2명, 펀드 및 고유계정 관리 직원은 4명, 준법·위험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만 4명이다. 법적인 리스크로 불거지지 않도록 사내 변호사를 두고 있다.
이 상무는 회계법인에서 인수합병(M&A) 자문 업무를 맡다가 2013년 스톤브릿지에 합류했다. 그는 "PE에서는 투자 시점을 기준으로 투자 대상기업의 밸류업 및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모든 절차를 직접 수행하게 되는 부분에서 매력을 많이 느꼈다"며 "스톤브릿지에 입사하고 13년째 근속하면서 기대했던 부분들을 업무적으로 충족할 수 있게 되어 만족하고 있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본인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전 이사는 삼성전자 재무관리팀을 거쳐 미래에셋증권에서 헬스케어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다가 2016년 스톤브릿지에 합류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에서 리서치센터 헬스케어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헬스케어 섹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며 "해당 경험이 스톤브릿지 합류 후 녹십자그룹 혈장분획제제 생산업체(GCBT), 캐리스라이프사이언스, 캐슬바이오사이언스, SK팜테코 등 다양한 해외 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투자 집행 및 검토를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 차장은 2018년 스톤브릿지에 입사한 후 무신사, 스타일쉐어, 메가존클라우드 등 IT 기업 투자에 참여했다.
스톤브릿지는 투자도 사명처럼 '돌다리'를 건널 때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것처럼 엄격한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
이 상무는 "스톤브릿지의 투자심의위원회는 매우 엄격하게 진행되며, 전체 검토 건수 중 예비투심 및 본투심을 모두 통과하는 비율은 약 20%대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중에서도 만장일치로 가결되는 건은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스톤브릿지의 투자 철학으로도 이어진다. 전 이사는 "첫째는 안정성 기반 위에 초과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신념"이라며 "스톤브릿지의 어원에서도 보면 '돌다리'를 두들겨서 건너가는 것처럼 투자 의사결정 시에 장밋빛 미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위험관리 측면에서의 리스크 검토도 충분히 거친 후 투자가 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수익만 좇는 것이 아니라 안정성 기반 위에서 단단한 투자를 하여야 장기적인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용사는 출자자(LP)의 대리인으로서 대리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해상충 거래 없이 오직 수익률로만 투자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며 "펀드를 운용하다 보면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의사결정을 해야만 할 때가 있는데, 윤리(Work Ethics)를 중시하는 조직문화가 바탕이 돼야 개개인들이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에 빠지지 않고 공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톤브릿지의 기본적인 투자전략은 구조적인 성장이 예견되는 섹터 내 높은 시장 지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다. 다만, 구조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은 고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각 펀드가 결성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주된 투자 섹터를 새롭게 정의하고 투자기업을 발굴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스톤브릿지의 상징적인 딜로 꼽히는 DS단석은 폐식용유를 친환경 연료로 재활용하는 곳인데, 해당 시장 내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로 판단해 투자를 집행해 성공적으로 끝난 곳이다. 이 상무는 "투자는 투자 대상 회사 및 기존 주주들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나와야 가능한데, 투자 당시 DS단석은 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특수관계자 지분이 다수 산재해 있어 신규 사업 추진 및 확장에 제약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스톤브릿지의 투자로 인해 대주주 중심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마련한 것이 회사의 경영환경 안정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며 "이를 통해 바이오선박유·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최근에 펀딩 절차를 개시한 신규 블라인드 펀드의 경우에는 인공지능(AI), 바이오·헬스케어, K-컬처, 친환경·에너지 등 4개 분야를 중점 투자 섹터로 정의해 투자를 집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이중에서도 특히 AI 분야의 경우에는 계열사인 스톤브릿지벤처스의 관련 섹터 투자 경험 및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투자 대상 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톤브릿지는 올 하반기 70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 모집을 시작했다.
스톤브릿지는 AI 섹터 내 수많은 스타트업 중에서도 PE가 스케일업 투자를 할 수 있을 만한 기업들을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변곡점에 투자를 집행하는 전략으로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톤브릿지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바이아웃도 진행하지만, 마이너리티(소수지분) 투자가 많은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전 인사는 "단독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하기 전에는 운용했던 헬스케어 PEF 특성상 마이너리티 투자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며 "마이너리티 투자 시에는 스톤브릿지가 해당 투자를 통해 대상 기업의 밸류업을 할 수 있는 곳을 선정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GCBT 투자를 예로 들었다. 그는 "마이너리티 투자를 통해 GCBT의 성장자금을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산업은행 등을 통해 저금리 차입을 지원해 임상시험을 위한 자금조달을 지속 지원했다"고 말했다.
마이너리티 투자에서는 기존 대주주와 신규 투자자 간에 체결하는 주주간계약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이사는 "마이너리티 투자 시 투자자 입장에서는 엑시트 전략, 투자 후 이사회 구성, 투자금을 활용한 대상회사의 밸류업 계획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해당 내용들을 기존 대주주와 협의해 주주간계약서에 정확한 문구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앞서 말했듯 무신사, 메가존클라우드 등 IT 기업 투자를 집행했다. 그는 "테크 기업의 경우, 사업 초기 적자가 누적되는 와중에 기술의 상업화를 위해 상당한 자금이 소요되는 '데스 밸리(Death Valley)'를 지나게 되는데, 이때 부족한 기술개발 자금은 외부 투자를 통해 유치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우리가 아는 많은 국내외 유명 IT기업들이 이러한 길을 걸어왔는데, 보통은 해당 자금을 벤처캐피탈(VC)을 통해 수혈받지만, 최근 테크 산업의 기술이 전반적으로 고도화되며 과거 대비 더 많은 투자자금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보다 큰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PE의 투자가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는 성공 시에 높은 수익성을 거둘 수 있으나, 아직 수익화 단계에 들어서지 않았기에 보다 높은 리스크를 수반하기도 한다"며 "이때보다 중요해지는 것은 적절한 투자대상에 대한 선정인데, 스톤브릿지가 다른 PE보다 적극적으로 테크 기업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배경에는 VC 계열사인 스톤브릿지벤처스와 긴밀한 협업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차장은 "국내 테크·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수많은 유니콘 기업을 발견해 투자한 VC의 역량을 활용해, 대한민국의 미래 IT산업을 이끌어갈 유망 기업에 선제적 투자를 집행한다는 점이 스톤브릿지만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