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 헤리티지 그대로⋯우리 술의 과거ㆍ미래ㆍ현재 담아낸 ‘박봉담’[가보니]

옛 화성양조장 부지, 술복합문화공간 전환
키친·연구소·양조장·스마트팜 등으로 구성
국순당 헤리티지 녹여⋯술 개발 테스트베드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술복합문화공간 박봉담. (사진제공=국순당)

경기도 수원시에서 화성시로 넘어가는 초입, 평일임에도 삼삼오오 차가 들어온다. 반듯한 건물 사이 조성된 중정과 골조를 살린 구조로 서울 선유도공원이 연상되는 이곳은 국민 전통주 ‘백세주’가 탄생한 곳이다. 백세주 제조사 국순당은 옛 화성양조장 부지를 대대적으로 개발, 올해 2월 말 술복합문화공간 ‘박봉담’을 열었다.

지난달 27일 찾은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박봉담’은 술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듯 건축, 음식, 음료, 역사 등에 술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곳이었다. 연구소, 수제양조장, 키친, 보틀숍, 스마트팜 등을 갖췄다. 모든 공간에 술과 관련된 문화가 스며들어 술의 과거, 현재, 미래를 경험할 수 있었다.

박봉담은 배중호 국순당 회장이 자사 제품을 포함해 우리 술에 대한 소비자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듣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다 . 여기에 술자리에 한정된 전통주의 영역을 넓혀보자는 의지가 반영돼 박봉담이 탄생하게 됐다.

▲박봉담에 남아 있는 옛 꼬냑 보관통(왼쪽)과 옛 부지 활용자리는 알려주는 표지. (사진=연희진 기자)

홍기준 국순당 공간마케팅팀장은 “앞으로 소비재의 미래는 소비자와 긴밀하게 연결돼야 한다”며 “그 연결을 공간에서 구현하는 곳이 바로 박봉담”이라고 말했다. 얼핏 들으면 사람 이름 같은 박봉담은 ‘봉담에 위치한 공원(park)’이라는 뜻이다. 홍 팀장은 “국순당이 성장한 의미 있는 곳이자,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런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옛 양조장이 기둥이 남아있는 모습(왼쪽)으로 중정 등을 활용해 공원 콘셉트를 살렸다. (사진=연희진 기자)

술의 과거는 공간에서 느낄 수 있다. 옛 국순당 화성양조장 시설의 주요 골격과 양조 관련 설비 일부를 보존하면서 신규 건축물과 조화를 이룬 공존의 설계다. 건물 곳곳 옛 양조장 자리를 남겨둔 표지가 있고, 오디오 도슨트도 제공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오디오 도슨트는 배 회장을 포함한 국순당 임직원이 직접 녹음해 공간 구석구석을 소개한다. 화성양조장 시절의 술과 누룩, 사람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술 제조 과정과 양조장의 역사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

▲박봉담 양조장에서 빚은 술과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채소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박봉담 키친. (사진=연희진 기자)

술의 현재는 공간 전반과 키친, 보틀숍에서 만날 수 있다. 키친에선 양조장에서 직접 빚은 특별한 주류, 논알코올 음료 등 다양한 먹거리와 마실거리를 만날 수 있다. 막걸리로 만든 술빵과 막걸리 효모로 만든 발효종빵 등이 대표적이다. 보틀숍은 주류와 국순당 주류, 그랑크뤼와인, 컬트와인 등 세계 명주 중 국순당이 선택한 800여 브랜드를 선보인다.

▲소규모 수제양조가 이뤄지는 박봉담 양조장. (사진=연희진 기자)

술의 미래는 연구소와 양조장, 스마트팜에서 싹트고 있다. 연구소는 술 관련 식문화를 연구하고 기술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술을 기획·개발 중이다. 수제양조를 책임지는 양조장은 소규모로 연구소에서 기획한 술을 빚는 곳이다. 새롭고 개성 있는 술 개발을 추진해 현재 수제 생백세주, 수제막걸리, 지역 원료와 한국적 감성을 담아낸 주류 등 총 13종의 독창적인 술을 선보이고 있다.

▲신우창 국순당 연구소장이 박봉담과 전통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신우창 국순당 연구소장은 “그동안 감에 의존하던 전통주를 정량화 하는 개념에서 우리 술의 과학화ㆍ표준화에 집중해왔는데,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서 이제 철학과 예술, 술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며 “박봉담 양조장은 대량생산 시스템에선 구현할 수 없는 새로운 시도들이 가능한 곳으로 테스트베드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박봉담에서 빚은 술. (사진=연희진 기자)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박봉담막걸리’는 발효 시스템을 달리해 쌀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향을 극대화했다. 신 연구소장은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찰나의 시기를 ‘화양연화’라고 하는데 술도 발효 과정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있다”며 “향은 너무나 뛰어나지만 불안정성 때문에 제품화하기 어려웠는데, 박봉담양조장에서는 연구소와 소규모 수제양조가 결합해 제품화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팜 ‘팜업’은 미래 술에 담길 원재료를 준비하는 곳이다. 현재는 엽채류 3종, 허브 3종을 키우고 있으며 약 5만 포기가 식재돼 있다. 기업간거래(B2B)와 박봉담키친의 샐러드 재료로 공급된다. 국순당 관계자는 “좋은 음식이 우수한 원재료에서 시작되듯 좋은 술도 품질 높은 재료에서 시작된다”며 “이런 믿음으로 양조전용쌀 ‘설갱미’를 개발했고, 스마트팜 사업으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샐러드 채소를 위주로 생산하는 스마트팜 '팜업'. (사진=연희진 기자)

국순당 관계자는 “박봉담 터는 횡성양조장으로 이전하기 전인 1986년부터 2004년까지 대한민국 술의 역사를 이끌었던 국순당의 철학이 담긴 유산”이라며 “단순히 생산만 담당하는 공장(Factory) 개념을 넘어 기획·연구·개발·생산·출시·소통 전 과정을 소비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원(Park)이다. 박봉담에서 술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를 직접 소통하며 경험해 보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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