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면서 아끼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결국 구성원들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은 2002년 대표이사 취임 시절부터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기회가 닿는 대로 임직원들과 접점을 늘려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기운을 북돋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이 동국제약이란 함선의 선장으로서 그의 역할이다.
권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경영 목표와 비전을 전달하고, 매월 조회사로 본사 직원뿐만 아니라 공장 직원들을 직접 만난다. 동서양 고전과 인문학 강의, 경영연구소의 커리큘럼 등을 넘나들며 쌓은 풍부한 소양을 경제 현황이나 회사 상황에 맞게 적절히 해석해 직접 원고를 작성한다.
그의 경영 철학인 ‘전승불복 응형무궁(戰勝不復 應形無窮)’도 이런 흐름에서 나왔다. 2015년 신년사에 언급하면서 동국제약에 접목된 이 개념은 2016년 이후 국내 주요 기업의 경영 화두로 소개되기도 했다. 권 회장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임직원 복지에도 관심이 많은 권 회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동국제약 신사옥에 휘트니스센터를 마련했다. 그 역시 매일 거르지 않고 1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 신체 건강과 더불어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신사옥 3~4층 사이에 사내 도서관을 설치했다. 다독가로 잘 알려진 권 회장은 리더십(Leadership)은 리더십(Readership)에서 나온다는 신념으로 임직원들에게 독서를 장려하고 있다.
동국제약 임직원들이 권 회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덕목은 ‘겸손’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주목받는 것보다 내실을 키우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선이란 삶의 원칙을 임직원들에게도 늘 강조하고 있다.
부친 고(故) 권동일 선대회장이 2001년 작고한 후 20년간 회장직을 비워둔 점도 선대회장의 기업가 정신과 경영철학을 가슴에 새기며 겸손함을 잃지 않겠단 의지가 반영됐다. 그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그동안 수많은 기부활동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사회공헌에서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을 돕는 역할을 기업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 권 회장의 신념이다. 이를 반영해 ‘인사돌’과 ‘마데카솔’ 등 대표 브랜드 수익의 일부를 꾸준히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