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창의적 경영 통해 사업 균형 발전
포트폴리오 다변화…회사 실적 상승 견인

내년 창립 58주년을 맞이하는 동국제약이 연간 매출 1조 원 달성을 한 걸음 남겨두고 있다. 30여 년간 끊임없는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한 권기범 회장의 리더십이 동국제약을 ‘글로벌 토털헬스케어 그룹’이란 비전으로 이끌었단 평가다.
1994년 동국제약에 입사한 권 회장은 창업주이자 부친인 고(故) 권동일 선대회장이 작고하면서 2002년 34세의 젊은 나이에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창업주가 기틀을 닦은 동국제약의 성과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실천해 국내 대표 중견 제약사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동국제약은 일반의약품(OTC), 전문의약품(ETC)과 헬스케어 등 전 사업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며 성장한 제약사다. 그 중심에는 권 회장의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경영 전략이 있다.
평소 인문학에 조예가 깊은 권 회장의 경영 철학은 손자병법에서 찾은 ‘전승불복 응형무궁(戰勝不復 應形無窮)’이다. ‘전쟁에서 승리는 반복되지 않으니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라’는 의미를 담은 이 구절처럼 권 회장은 변화에 적응하는 기업을 넘어 변화를 직접 만들어가는 기업으로 동국제약의 방향을 정립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개발 강화 △신제품 개발 △수출 성과 극대화란 부문별 전략 목표를 세웠다.
동국제약은 잇몸관리약 ‘인사돌’, 상처치료제 ‘마데카솔’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권 회장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조영제를 필두로 한 전문의약품 사업에 과감히 투자했다. 조영제 사업은 2017년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으로 분할, 올해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권 회장은 토털헬스케어 그룹을 향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2012년 헬스케어사업부를 발족했다. 초기에는 프리미엄 비타민 제품 등 건강기능식품을 대거 출시하고 유통 채널을 약국에서 백화점, 홈쇼핑, 온라인 등으로 넓혔다. 이런 업계 선도적 마케팅 전략은 2015년 추가된 화장품 사업의 성공 기반으로 작용했다.
국내 제약업계 화장품 사업 열풍의 시발점이자 최대 히트 제품으로 자리매김한 ‘마데카크림’은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민감하게 감지한 권 회장의 선구안에서 탄생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마데카솔의 원료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TECA)을 고가 화장품에 사용하고 있던 점에 착안해 동국제약이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TECA 추출 노하우를 화장품에 접목시켰다. 무엇보다도 홈쇼핑 론칭이란 전례 없는 전략이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제품력을 널리 알리면서 화장품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졌다.

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 해외 수출, 헬스케어 사업으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의 성과는 매출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동국제약은 권 회장이 2002년 대표직에 오른 지 5년 만인 2008년에 연매출 1000억 원 고지를 넘었고, 2016년에는 3000억 원, 2020년에는 5000억 원을 돌파하며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 연매출은 8121억 원을 기록했다.
2006년 권 회장은 상위 제약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10년 내 매출 10위, 영업이익 5위로 성장하자는 장기 목표를 설정했다. 2016년 매출 3097억 원을 올리면서 10위권, 영업이익은 470억 원으로 5위권에 진입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1조 클럽’이란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글로벌 토털헬스케어 그룹을 향한 발돋움을 본격화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840억 원으로, 연간 9000억 원대 중반 달성 및 2026년 1조 원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권 회장은 제약사의 핵심인 연구개발(R&D)에 대한 의지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오픈이노베이션으로 다양한 미래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약물전달시스템(DDS) 연구 전담 조직인 DK의약연구소의 역량을 중심으로 리포좀 기술 항진균제 ‘암포테리신B’와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을 활용한 전립선암 치료제 ‘로렐린’을 차례로 상업화한다. 또한 비만치료제 등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해 DDS 혁신 기업의 지위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권 회장은 수익성 확대를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밸류 크리에이션 20(Value Creation 20)’이란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과 조직문화까지 잡은 진정한 글로벌 토털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하겠단 각오가 담겼다. 내년 1조 클럽 가입을 원년으로 삼아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단 의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