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8%…잠재성장률 수준 회복 전망
민간소비·설비투자 개선이 성장률 견인
반도체 의존 우려에도 산업 전반 회복 국면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0%, 1.8%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올해 마지막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전망보다 0.1%포인트(p) 높였다. 지난 3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1.2%로, 한은의 기존 전망치(1.1%)보다 높게 나온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연간 전망치를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올해 2월(1.5%), 5월(0.8%) 지속해서 낮추다가 8월(0.9%)부터 다시 높여왔다. 이번 한은 전망치는 한국금융연구원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1.0%와 같고,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0.9%보다 높다.
성장률 상향 조정의 가장 큰 요인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1.3%, 설비투자 증가율을 2.6%로 각각 전망했다. 지난 8월 전망보다 민간소비는 0.1%p 낮아졌고, 설비투자는 0.1%p 높아졌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올해 하반기의 경우 소비는 심리 호조와 소비 쿠폰 지급으로 빠르게 개선됐고, 수출은 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부총재보는 "내년 성장 흐름을 보면 내수 회복세와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며, "소비 회복세가 지속되고 건설 부진이 완화되겠으며, 수출은 관세 영향으로 둔화되겠지만 반도체의 경우 양호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은 반도체 경기 호조와 관광객 증가 등이 반영돼 0.1%p 상향 조정됐고, 내년 성장률 상향은 건설경기 회복 지연에도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조, APEC 이후 불확실성 완화, 관세 부과 시점 이연, 확장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성장 경로에는 글로벌 통상환경, 반도체 경기 등과 관련한 상하방 불확실성이 크고, 물가는 환율과 유가 움직임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함께 한은은 202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이날 처음 제시했다. 지난해 2.0%에서 올해 1.0%로 성장률이 반토막 난 뒤 내년(1.8%), 내후년(1.9%)까지 3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인공지능(AI) 붐이 유지되면서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각각 0.2%p, 0.3%p 더 높아지며 2%대에 올라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반대로 AI 버블이 꺼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정체될 경우 내년 0.1%p, 내후년 0.3%p씩 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우리나라 경제 반도체 쏠림 우려에 대해서 박태형 우리은행 TCE 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AI를 중심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측되고 있어 우리 경제가 턴어라운드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반도체 비중이 크지만, 자동차·방산·조선·K컬처 등 다양한 산업이 각광받고 있어 반도체만으로 좌우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반도체 사이클 회복에 더해 다른 산업도 좋아지는 국면이어서 한국 경제는 바닥을 찍고 회복 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