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컨소시엄, 현대LNG해운 매각 SPA 체결…11년 만에 회수

▲에이치엘에스 다이아몬드호 (제공=현대LNG해운)

IMM프라이빗에쿼티(PE)·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현대LNG해운의 지주사 특수목적법인(SPC) ‘아이기스원’ 지분 100%를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Sinar Mas) 그룹의 해운·자원개발 계열사인 프런티어리소스(Frontier Resources)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거래는 IMM컨소시엄이 2014년에 인수한 이후 11년 만에 이뤄지는 회수 사례로, 국내 LNG 해운 시장 구조 변화 속에서 성사된 의미 있는 크로스보더 딜이라는 평가이다.

프런티어리소스는 시나르마스 그룹의 주요 자원개발 계열사 중 하나로 호주 등의 지역에서 자원개발 뿐만 아니라 자원의 해상운송사업에도 진출할 의지가 큰 것으로 나타나며, 현대LNG해운과의 시너지와 미래가치를 충분히 고려해 3조8000억 원(부채 3조4000억 원 포함)가량 규모의 인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LNG 해운시장은 최근 몇 년간 화주들의 조달 방식 변화와 대기업 계열사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입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에는 가스공사가 FOB(본선인도) 방식으로 LNG를 도입하며 국적 해운사가 운송을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DES(착선인도) 방식의 계약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운송 주도권이 해외 선사로 넘어가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국적 해운사의 국내 도입 LNG 운송 비중은 2020년 52.8%에서 2024년 38.2%까지 하락했다. 최근 업계는 LNG를 국가 핵심 에너지로 규정하고 국적 해운사 운송 비중을 다시 70% 수준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향후 가스공사가 다시 FOB 방식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 해운사들의 시장 진입 역시 국내 해운업계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포스코인터내셔널, 팬오션 등 자본력과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갖춘 선사들이 잇따라 LNG 운송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기존 전문 LNG 해운사 중심의 시장 구도가 다핵화되고 있으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노후 LNG선의 매각·해체가 가속화된 점도 선대 재편을 촉진시켰다.

현대LNG해운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선대 구조를 조정해왔다. 최근 1년간 노후 증기터빈선 4척을 매각했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다수의 LNG·LPG 선들을 신규 발주해 페트로나스(Petronas), 렙솔(Repsol), BGN, E1 등 주요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장기 운송계약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매출 구조 역시 크게 변화해 2014년 100%였던 가스공사 비중은 2025년 약 23%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글로벌 화주 비중은 76% 이상으로 확대됐다.

한편으로는 현대LNG해운의 해외 매각이 국가 에너지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관련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LNG해운의 운송 물량 중 가스공사가 차지하는 물량 비중은 약 23%이며, 국내 전체 LNG 수입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스공사의 전체 LNG 도입량을 기준으로 볼 경우, 현대LNG해운의 비중은 6% 이하에 불과하다. 아울러 현대LNG해운이 보유한 4척의 KOGAS 용 필수선박은 앞으로도 대한민국 법령에 따라 동일하게 운항되며, 회사는 대한민국에 등록된 영리법인으로서 국적 해운사로 지속 운영되며 주주 변경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가 부여한 모든 의무를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

IMM 컨소시엄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임해 2020년부터 다수의 재무·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매각을 타진했으나, 당시 제시된 가격이 원금 수준에 미치지 않아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알래스카 LNG 등 글로벌 LNG 프로젝트의 가시화, 현대LNG해운의 실적 개선, 신규 화주 확보 및 장기계약 기반 강화 등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만한 요인이 축적되면서 해외에서 IMM의 가치 기준을 충족하는 원매자를 찾게 됐다. IMM은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이 참여한 펀드를 운용하는 GP로서, 합리적 가치 확보와 책임 있는 투자 회수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왔으며, 이번 거래 또한 그러한 운용 원칙의 연장선에서 성사된 딜이라는 평가다.

프런티어리소스와 시나르마스 그룹과의 결합은 현대LNG해운의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시나르마스 그룹은 싱가포르·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시아와 호주 지역에서 강력한 물류·자원 개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현대LNG해운이 아시아 및 호주에서 신규 프로젝트와 운송 기회를 확보하는데 중요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한국이 호주산 LNG의 약 14%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나르마스의 호주 현지 네트워크와 현대LNG해운의 운항 경험을 접목할 경우 호주 관련 신규 LNG 프로젝트 확보 가능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글로벌 LNG 벙커링 허브로 급성장 중인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다양한 입찰 기회를 확보할 수 있으며, VLGC·LPG 선단 운영 경험 역시 그룹의 기존 해상물류 인프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이번 거래 이후에도 기존 해상·육상 전 직원의 고용은 그대로 승계되며, 안정된 지배구조 아래에서 업무 집중도 및 조직 역량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산업 확장과 신규 프로젝트 증가에 따라 추가 고용 창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

재무구조와 경영환경 역시 개선될 여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자본 유입에 따른 부채비율 개선, 금융조달 비용 절감, 신규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가능하게 되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이 강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소유권 변경을 넘어, 현대LNG해운이 글로벌 LNG·LPG 운송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전략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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