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보고·휴일카톡 그만” 용인특례시, 경기도 첫 ‘연결되지 않을 권리’ 조례 추진

프랑스·이탈리아 등 해외서 확산…국내 지자체 중 가장 강력한 조례 될 전망

▲용인시 공무원의 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장 조례안 정책 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인특례시의회)
용인특례시가 공무원의 퇴근 후 업무지시를 전면 금지하는 조례 제정에 착수했다.

25일 용인특례시의회에 따르면 “업무지시는 근무시간에, 사생활·휴식은 온전히 보장한다”는 명확한 기준을 법으로 세우겠다는 것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강력한 ‘연결되지 않을 권리’ 제도가 될 전망이다. 야간보고·휴일 카톡·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 등 수년간 관행처럼 고착된 문제를 공식적으로 끊어내는 첫 장치다.

조례를 발의한 김태우 의원(국민의힘, 구성·마북·동백1·2동)은 24일 용인시 공무원노조와 간담회를 열고 조례안을 공유했다. 조례안은 긴급 상황이 아닌 한 △전화 △문자 △SNS △메신저 △전자우편 등 모든 정보통신수단을 통한 근무 외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권고’에 그친 것과 달리, 용인시는 피해 발생 시 책임·조치의무까지 넣어 실효성을 확보한 점이 핵심이다.

▲김태우 용인특례시의회 의원이 조례안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용인특례시의회)
현장에서는 조례 도입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용인특례시공무원노조는 “야간·휴일 보고요구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충이 많았다”며 “이번 조례가 공무원의 건강권·휴식권 회복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프랑스·포르투갈·이탈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미 법제화가 이뤄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일부 지자체가 운영 중이다. 그러나 근무 외 업무지시 금지와 책임·조치까지 명문화한 조례는 용인시가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다.

김태우 의원은 “퇴근 후 이어지는 전화와 카톡, 메신저 업무지시는 사실상 초과근무와 다름없다”며 “건강한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불필요하고 긴급하지 않은 업무지시를 조례로 명확히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조례안은 12월 자치행정위원회에서 상정 여부가 결정되며, 심의를 통과하면 다음 달 16일 제298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 절차를 밟는다. 조례가 제정되면 용인시와 용인시의회 모든 공무원에게 즉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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