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발생에도 부채비율 개선…주가 흐름 제한적 영향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이 보유 부동산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실시하거나 결정하면서,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재무 안정성이 악화했던 기업들이 자산재평가를 통해 수백억 원대의 자산 증대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재무 지표 및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사이 자산재평가를 단행한 코스닥 상장사는 듀오백, 아이씨에이치, 라온피플 등 3곳이다. 이 중 듀오백과 아이씨에이치는 재평가 결과를 공시하며 괄목할 만한 자산 증대 효과를 확인했다.
우선 듀오백은 서울, 충남 등에 보유한 토지 등의 자산재평가 결과 재평가 전 장부가액 76억3145만 원이 411억1461만 원으로 책정되면서 334억8316만 원의 재평가차액이 발생했다. 재평가 전 자산총액(205억780만 원) 대비 163%에 달하는 규모다.
아이씨에이치는 경기도 군포와 화성, 안산 등에 소재한 토지의 재평가 결과 재평가 전 장부가액 171억3791만 원의 토지가 284억4557만 원으로 평가돼 113억765만 원의 재평가차액이 발생했다. 재평가차액은 자산총액(937억1784만 원) 대비 12.06% 수준이다.
라온피플은 아직 재평가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경기도 과천에 있는 토지 및 건물, 투자부동산(장부가액 346억7977만 원)에 대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임을 밝혔다.
자산재평가는 기업의 재무제표 상 ‘이익’이 아닌 ‘자본’에 영향을 미쳐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재평가로 발생한 차액은 유형자산(토지 등) 증가로 자산에 반영되며, 동시에 재평가잉여금으로 분류돼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을 통해 자본총액을 증가시킨다. 자본총액이 늘어나면 기업의 부채비율이 낮아져 재무 건전성과 안정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신용도 향상 및 차입 조건 개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재평가차액 전액이 자본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재평가로 인한 장부금액과 세무상 장부금액의 차이에 대해서는 이연법인세 부채가 발생할 예정이다.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3개사 모두 최근 몇 년 사이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 안정성이 악화한 상태였다. 각사의 부채비율을 보면 듀오백은 2021년 17.7%에서 올해 3분기 85.5%로, 아이씨에이치는 56.0%에서 올해 2분기 232.6%로, 라온피플은 64.8%에서 2분기 420.0%로 늘어났다.
자산재평가를 통해 아이씨에이치는 올해 3분기 누적 150억~160억 원대 영업·순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부채비율은 194.3%로 개선됐다. 듀오백과 라온피플은 재평가 기준일이 각각 10월 말, 12월 말이어서 이러한 자산재평가 효과는 4분기 결산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자산재평가 카드가 재무구조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만 그 이상의 효과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이나 현금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아서다.
듀오백은 관련 공시가 나온 10월 초를 전후로 소폭의 주가 반등을 보이며 1900원대로 올랐지만, 현재 1500원대까지 내려갔다. 아이씨에이치도 자산재평가 결정 공시가 나온 6일 2% 중반 오르기도 했으나 주가는 현재 1200원대로, 라온피플은 1800원대로 하향해 연중 저점 수준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