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는 2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대강당 아주홀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정치 언어의 힘과 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특강은 개교 120주년을 맞아 각 분야의 리더를 초청해 통찰과 경험을 나누는 ‘세상을 바꾸는 리더’ 렉처 시리즈의 10번째 프로그램이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환영사에서 “여야를 아우르는 협치의 상징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모시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고려대가 인류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도약하는 지금, 오늘 강연이 민주주의 본질을 되새기고 더 나은 정치를 모색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정치는 결국 말로 하는 것”이라며 정치 언어의 품격이 민주주의 운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의회가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만든 ‘소드 라인(sword line)’ 전통을 소개하며 “의회는 폭력이 아닌 언어로 갈등을 조정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치는 고성과 막말이 일상화돼 소통이 단절된 상태”라며 “막말은 일시적인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될 수 있으나 정치의 품격을 무너뜨리고 사회적 증오를 확산시키는 위험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전국에 난립하는 여야 비방 현수막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정 전 총리는 “막말 정치가 거리 풍경까지 오염시키고 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소통 수단이 넘치는 시대에 굳이 국민을 편 가르는 방식의 현수막을 계속 붙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가치의 영역이며 올바른 언어로 국민을 설득·토론하며 공동체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라며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를 통해 막말 정치, 팬덤 정치, 미디어 정치 등 부정적 관행을 극복하고 국민을 위한 책임 있는 정치 문화를 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정책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때 정치가 국민의 삶을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도 했다.











